게임이 재미없어진 이유

by 앤틱

1. 수면


하루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시간. 어제의 끝과 오늘의 시작 사이에 놓인 시간.

엄청나게 중요한 시간이지만, 늘 간과하며 살아왔다.

규칙적인 취침시간, 규칙적인 기상시간, 암막커튼을 쳐라, 커튼을 치지 말고 햇빛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깨라, 침구를 잘 정리해라, 수면자세는 이렇고 저렇고.. 여러 가지의 조언 아닌 조언만 찾아 듣고 고개만 끄덕인 게 전부다. 매번 미룰 뿐이었다.


수면시간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피로를 풀고, 하루의 시작을 책임지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많은 요인에 대한 고민, 설정, 기획, 계획 없이 26년 간 살아왔다. 계획정도는 세웠지만 '행동'이 없었고, '기록'이 없었다.


책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수면에 관한 책은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도 태생적으로 생각이 많아서, 몇 가지 정보를 건질 수 있었다.


씻고 잠에 드는 것과, 씻지 않고 잠에 드는 것의 수면 퀄리티의 차이는 상당했다.

깊게 잠들기 위해 친 암막커튼이, 오히려 햇빛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을 방해했다. 나에게는 단점이 더 명확했다.


잠을 8시간 이상 충분히 자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래서 잠을 충분하게, 때로는 과다하게 잤지만 단 한 번도 '아 이렇게 살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다.

6시간 이하의 수면시간을 가지면 '아 이렇게 살기 싫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하루의 퀄리티가 진짜 바닥이다.

요즘 핫한 흑백요리사2. 셰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정 시즌에 극단적인 수면시간을 가진 것을 볼 수 있다. 난 절대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이런 정보를 정리해 보니, 다가올 일주일에 한 번 실험해보고 싶어졌다.

6시간 ~ 7시간 사이의 수면시간

잠들기 직전, 알람까지의 시간은 6시간 20분 이상 확보 -> 그래야 6시간 이상 수면이 가능

머리 위 암막커튼은 살짝 쳐놓기

하루의 기동력 상승이라는 목적으로 아침운동 시도


수면이라는 카테고리의 스킬을 높이고 싶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나 자신을 게임 속의 캐릭터로 바라보고 성장시키는 게 너무 재미있어졌다.



2. 아침운동


기상 후, 아침운동을 하자는 계획은 늘 실패했다. 헬스를 꾸준히 할 때도, 러닝을 꾸준히 할 때도 저녁 시간 이후가 내 운동 시간이었다. 하지만 늘 변수가 있었고, 점차 어려움에 직면해서 놓게 되었다. 다시 꾸준하게 하려면, 아침시간이 가장 베스트였다.


아침에 눈을 뜨기 싫다는 유혹 말고는 변수가 없었다. 그 유혹은 영향력이 엄청나다. 365일 중 단 이틀만 성공했었다. 그래서 수면에 대한 해결이 우선이다.


성공했을 때 이틀을 떠올려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상당수였다. 가장 큰 수확은 하루가 길어지는 느낌. 그 느낌이 이어져 조급함은 사라지고 여유가 생겼다. 그 여유는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반대로 저녁이나 밤에 운동을 했을 땐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다. 데이트, 알바, 과제 등.. 무엇보다 하루가 짧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게 하루를 잘 보내지 못했다는 생각과, 아깝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그것은 늦게 잠드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리고는 결국 다음날 시작의 악영향을 끼쳤다.


성공했을 때에는 물론 점심이 지나 졸음이 쏟아져와서 낮잠을 자야 했다. 실패했을 때도 졸음은 똑같이 쏟아졌다. 그리고 낮잠을 짧게 자는 편이, 하루를 늦게 시작하고 과다하게 잠을 자는 것보다도 가성비가 있다.


아침에 눈을 뜬다는 건, 지금 나에게는 정말 어렵다. 수없이 실패해 온 날들이 이를 증명한다. 그렇지만 어렵다는 점에서 계속 시도해 볼 만한 가치를 느낀다. 원래 가치 있는 것은 어렵다. 어렵지만 최대한 쉽게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령, 아침에 1시간 운동보다는 아침에 5분 스트레칭. 또 너무 쉬워서는 안 되니까 러닝 10분. 이렇게 계속 매일매일 기록하며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3. 게임이 재미없는 이유


2024년 4월부터 나와 대화를 시작했고, 그렇게 조금씩 매일매일 나 자신을 알아가고 있다. 나 자신을 분석하고, 나의 하루를 실험하고, 내 인생을 기록하고 개선시키는 것이 재밌다.


예전에 많이 했던 게임이라도 다시 시작하려면 정보를 검색해야 한다. 오히려 예전에 했었기에 다시 시작하기가 어렵다. 어느 정도로 '공부' 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선뜻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의 성장이라는 게임이 더 재미있다.


예전에 게임에 빠졌던 과정과 비슷하게, 나 자신을 어느 정도 알았고, 알아가고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게 더 재밌다. 그래서 책을 읽게 되고, 글을 쓰게 되고, 나에게 적용해 보게 되고, 기록하게 되고, 그러면서 피드백한 것을 더 발전시키고 싶어서 책을 읽고 , 글을 쓰고.. 이것의 반복. 이게 너무 재밌다. 하루가 재밌고, 일주일이 재밌다. 축구가 재밌고, 영어 공부가 재밌고, 수면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것도 재밌다. 샤워방법을 바꿔보는 게 재밌다. 방 구조를 바꿔보는 게 재밌다.


게임이 재미없는 이유보다는, '나의 인생'이라는 새로운 게임을 찾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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