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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명진 Sep 16. 2015

더디지만 성장하고 있는 아이

-작은 변화도 아름답다


어영부영 아들의 방학이 반이나 넘게 흘렀다.
그동안 아들은 두 번의 캠프를 다녀왔고 작디작은 여러 개의 행사를 치렀다.
작년과 올해 울 아들이 달라진 점이 있나 살펴봤다.



첫째, 작년에 비해 컴퓨터의 사용능력이 많이 발전했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시작한

받아쓰기를 통해 아바타가 아닌 글로서 컴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젠 에듀모아의 받아쓰기와 영어를 섞어서 일기를 쓰는 일등이 많이 능숙해졌다.

가장 비약적인 발전이긴 하지만 문제점도 가장 많은 부분이다.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에.



둘째, 공격행동이 더 과격해졌다는 것이다.
물거나 때리거나 꼬집는 행동이 많이 늘었다. 상대방의 공격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던 때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라 하겠지만 그만큼

엄마와 선생님들의 신경이 과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가장 현실적으로

날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셋째, 행동반경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작년엔 횡단보도 앞에 서면 무조건 손을 잡을 정도로 아이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반면 올해는 눈치를 봐서든 신호등을 봐서든 이제 기다릴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 아직은 멀고 멀었지만 조만간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엘리베이터를 먼저 타고 내려가도 주변에서 맴돈다.



넷째, 엄마라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더 증가한 것 같다.
두 번의 캠프를 다녀온 후 선생님들께 들은 아들의 행동은 조금 달라졌다.
작년엔 넘 쉽게 먹고 잘 자서 선생님들은 편했겠지만 엄마란 존재를 별로

인식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건양대캠프에서도 잠들 무렵에 누군가를

찾는 듯이 징징거리는 행동이 보였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형에게 가도 아니라고 하는 것을 보며 엄마를 떠올린 것 같다는 선생님의 말씀이셨다.

복지관 캠프에선 자신의 몸이 아파서일까?
선생님께 찾아가 안기면서 "선생님, 엄마가 보고 싶어요."라고 정확하게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미술치료 선생님도 작년 캠프를 다녀온 후의 행동과 올해의 행동은 확실히 좀

안정적이라고 말씀하셨다.



다섯째, 자신의 주장이 늘었고 의문문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필요한 것을 말하는 능력이 늘었고 그로 인한 행동적 문제도 늘었다.

그리고 엄마나 아빠의 행동을 살펴보며 "엄마 지금 뭐하세요?"

"아빠, 지금 뭐하세요?"하며 부모의 행동에 관심을 보인다.



여섯째. 이젠 협상이 조금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컴퓨터를 할 때

시간을 먼저 정해주면 끄라고 할 때의 씨름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잘 따른다.

물론 타인이  함께할 경우의 상황은 아직도 어렵다.

이 때 가장 많은 공격행동이 나온다.



일곱째, 가장 경이로운 것은 절대 놓을 것 같지 않았던 그림에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전엔 눈만 뜨면 그림을 찾았지만

지금은 컴퓨터가 그 자릴 대신하고 있다.



여덟째, 다시 아바타 슈와 공주의 옷 입히기 등의 놀이에 심취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공주의 옷 입히기, 생일파티 등의 스티커북은 아들의 외출 시 가장

선호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렇게 생각 나는 대로 아들의 변화를 살펴봤다. 발전이 없는  듯해도 조금씩

아들은 나가고 있다. 오늘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아들에 대해 조급해하지

말 것이며 아들의 다음 목표를 설정하기 위함이다.

조금씩 조금씩 아들과 발을 맞추며 그와  함께하리라.
눈물 많아지고 짜증 많아진 울 아들이 자신의 표현을 몸으로가

아닌 말로써 더 잘 할 날이 있길 바란다.

물론 엄마가 아니 주변인에게 관심이 증대되어 더불어  함께할 수 있길

정말 간절히 빌고 또 빈다.



                      2007. 8. 12  (아들이 초등 2학년일 때)









*********** 장애를 전혀 몰랐을 때의 아들의 모습들~~!!

그냥 그림 좋아하고, 퍼즐 가지고 놀기 좋아하는 아들이었다.

펜을 들면 무언가를 끄적이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였다.

엄마가 만들어준 장난감으로 잘 놀던 아이였다.

그 아들의 장애를 눈오로 확인한 것은 이 이후~~~

같은 아이가 다른 아이로 보였다.

그래도 나의 노력은 이어졌고,

이렇게 작은 발전이라도 기록하며 함께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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