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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명진 Sep 17. 2015

발달장애인의 일과 삶~~!!!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인간의 존엄성'을 당연한 권리로 배웠지만

그 당연함이 당연함이 되지 않는 아들과의 만남으로 많은 어려움에 봉착했던 나.

장애를 원해서 장애가 되는 사람 없고, 장애 자녀를 원해서 자녀를 낳는 사람은

없건만 장애인이 가족에 있음으로 해서 그 가족은 여러 어려움에 당면하곤 한다.

'모든 사람'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가끔, 아니 자주 그

'모든 사람'에 과연 내 아들이 포함되어 있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당연히 어린이집에 가고 학교에 가야 하지만 그 당연함을 확인받아야 하는

그들의 삶을 생각해 보았는가?

아들의 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사람은 역시 가족이 아닐까 한다.

장애가 뭔지도 모르고 있다가 어느 순간 좀 다른 행동과 반응에(자폐성 장애가

가지고 있는 일련의 행동-상동행동, 눈맞춤의 어려움, 집착, 상호작용의

어려움,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 미어지는 가슴으로 절망을 먼저 경험하는

사람들이 바로 가족이다. 그럼에도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  역시도 그들이다.


아들이 갈 어린이집을 알아보다가 길에 주저앉았던 경험이 떠오른다.

장애가 있는 아이는 받아주지 않는 어린이집, 장애가 있지만 울 아들이

다른 아이에 비해 양호해서(?) 어렵다는 어린이집, 장애전담 어린이집은

인원이 차서 받을 수 없다고.... 정말 다양한 이유로 난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집 주변의 어린이집을 뒤지다 나가떨어졌었다.

내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은데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정말 우연히 만난 옷집 엄마의 추천으로 그 엄마의 딸이 다니던 선교원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던 처참한  경험...!!!(벌써 10년 전이다)



학교도 역시 마찬가지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되어 조금은 나아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통합교육은 소원하고 특수교육만이 부각되고 있다.

특수교육을 하는 이유가 통합교육을 지원하기 위함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장애학생의 부적응 행동에 대해서 특수학급으로 보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알고 있고, 장애학생의 반은 특수학급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 현실이다. 가슴이 많이 아프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특수교육이 우선이 된다면 언제

통합교육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병행되어 함께 가야 함을....!!!



2007년에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되면서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장애학생들도 학교교육에 대한 수혜율이 높아졌고, 욕구도 많아졌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학교교육을 어렵게 받았던 것처럼 졸업 이후의 사회의 벽은

훨씬 더 견고하고 높다는 것이다. 그들이 갈 곳이 없다.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치료받고, 사회적응을 위해 온 시간을 다 바쳤지만

그들이 갈 곳은 없었다. 아니 있다한들 가장 양호한 이들만이 겨우 갈 수 있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할 곳이 없었다. 그러한 절박함이 엄마들을 다시 뭉치게

했다. 그들에게도 일이 필요하고 그들도 여가문화의 삶이 필요하다...



그런 '절박함'이 만들어낸 것이 바로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이었다.

나도 십여 년 가까이 아들 덕분에 장애계활동을 했지만 여전히 요원한 문제였다.

감사하게도 함께 활동했던 분들이 마음을 뭉쳐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도전, 소셜벤처경연대회'에 참여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장애인은 게으르고, 약속을 안 지키고, 일을 할 수 없다는 인식에

도전장을 냈던 것이다. 장애인이 일을  할 수 없는 이유에 반한, 가능한 부분을

찾아 도전장을 냈다. 이름 하여 발달장애인의 특성의 강점화 전략이었다.

그렇게 연리지는 탄생했다. 장애 부모들이 주축이 되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뭉칠 수 있도록 풀뿌리사람들의 중간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아 2013년에

'친환경건강 회오리 세차'를 시작했다.



벌써 2년 반이 지나갔다. 발달장애인 직원 6명과 비장애인 팀장님이 팀을 이뤄

오늘도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 열심히 세차를 하고 있다. 샵이 있다면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어려운 여건에서 출장세차로 협약을 맺은

장소로 이동하면서 세차를 하고 있다. 천막 하나로 하늘을 가리고, 열정 하나로

더위, 추위, 바람, 비, 눈을 견뎌내고 있다. 어쩌다 보니 나는 비가 오면 비가 와서

하늘을 쳐다보고, 눈. 비와 추위. 더위로 세차가 어려워질 때마다 하늘을

쳐다보며 성사되지 않는 타협을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그 척박한 환경에서도 결근 없이 성실하게 출근해서 열심히 세차를 하는

직원들 덕분에 연리지는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



여전히 연리지는 쉽지 않다. 척박한 작업환경이 그렇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역시도 쉽지 않음을 본다. 그럼에도 2년 반의 시간을 견뎌냈고, 그 사이

직원들의 세차실력은  업그레이드되어 만족감을 더해주고 있다.

2013년 시청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시청을 비롯해 동. 서부 교육청, 특수학교,

품앗이매장, 예술의 전당, 시민대학, 복지관 등에 출장세차를 하고 있다.

그들도 일을 하고 싶어 하고 당당히 번 돈으로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함께하고자 한다.

그들의 꿈은 다른 이들처럼 당연한 것들이다.

난 그들의 꿈을 응원하며  함께할 것이다. 그들의 일과 삶을 위하여...!!



혹 세차가 필요하다면 연리지친환경회오리세차는 어떤가요?

발달장애인들이 열심히 협업해서 함께 일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노동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겠지만 일 할 수 있음이 얼마나 좋은지를

몸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그들의 열정에  함께해주세요.

그리고 나의 건강한 차 환경을 위해서~~!!!

이 가을에 귀하고 소중한 인연 하나 만들어가요....!!!


연리지세차: 042)255-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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