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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사람만이 희망이다.
-깊은 밤의 사색
by
최명진
Dec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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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었다.
주변의 사람들 발자욱 소리도 잦아들고
유난히 내 발자욱 소리만 도드라진 시간이었다.
지하철에서 내려 터벅터벅 길을 걸었다.
차를 찾아갔지만 이미 문은 닫혀 있고...
천천히 다시 오던 길을 되돌려 걸었다.
옅은 안개가 끼이는가 싶더니 제법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그 사이를 비추는 가로등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잘려 몸뚱이만
유난히 도드라진 나무가 의지하듯 서 있었다.
오늘의 내 맘인 것 같아 그들을 담아보았다.
안개가 주는 운치와 베일의 미학...
그 뒤로 느껴지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내게 함께 하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면서 늘 좋은 날만 있기는 어렵겠지...
그럼에도 가끔 오는 실망감과 안타까움은 나를 주눅 들게 한다.
멍하니 서서 다시 가로등과 나무를 바라본다.
터벅터벅 걷다가 내 눈에 들어온 시,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
마치 내 마음을 읽은냥 나를 다독였다.
희망찬 사람, 참 좋은 사람, 길을 찾는 사람...
피식 웃음이 났다.
시인이 그린 저 사람들 중에 나는 누구인가?
시인은 내게 말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라고....
비록 그들이 나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고
때론 주저앉게 하지만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가로등과 달~~!!
무거웠던 마음에 빛이 스민다.
비록 안개에 가려 환하고 강한 빛은 아니지만
은은하게 스미는 빛 사이로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래, 사람만이 희망이다...!!!
오늘 나를 화나게 했던 사람,
오늘 나를 웃게 했던 사람,
오늘 나를 생각하게 만들었던 사람,
내일의 숙제를 준 사람...
모두 사람이다.
그들이 희망이다...
문제를 인식하게 만든 사람들이 바로 희망이다.
아~~!!!
내 희망을 어떻게 이어갈까?
서로 다른 생각과 삶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어울림...
그들이 희망이라면 난 그 희망을 어떻게 맞아야 할까?
간간이 켜져 있는 아파트의 불빛...
누군가를 위해 밝혀진 가로등...
그리고 나,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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