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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12월의 제주를 만나다(2)
-여유는 때론 만들어가는 것이다.
by
최명진
Dec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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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란 것이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다 당연히 있는 만남이 때론 내겐 아주 특별한 것이 되고
다른 이들에겐 아주 특별한 것이 내겐 일상이 되는 것~~~!!!!
그래야만 인연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도 또한 그렇고 장애가 있는 아들이 또한 그렇다.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인연~~!!!
난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다.
어떤 영화는 기를 쓰고 보려 해도 인연이 닿지 않아 넘기기도 하고
어떤 영화는 생각지도 않게 나와 인연을 맺어 함께 하기도 한다.
영화 [건축학 개론]은 그런 의미에서 그다지 깊은 인연은 아닌 듯하다.
영화관에서 만나지 못한 것이 첫 번 째고,
TV에서 해주는 것을 보면서도 늘 보던 장면만을 보고
끝을 내지 못한 것이 두 번째이다.
방송작가를 하는 조카 덕분에 가게 된 곳이 바로
건축학개론의 촬영지였던 '서연이네 집'이었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이번 인연을 기회로 다음엔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탁 트인 제주의 바다가 눈으로 한가득 안기고
향기 좋은 커피가 감성쟁이 아지매를 움직였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현무암을 맘껏 밟아도 보고
눈앞으로 펼쳐진 제주의 12월 바다를 눈으로 마음으로 담았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바다를 바라보니
감수성 충만하던 그 어느 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느낌이 들었다.
아~~ 아직 내 감성은 살아있다.
가끔 옆에서 상동행동으로 나의 현실을 일깨우는 아들이 있다.
감사하다.
녀석 덕분에 난 절대 과거에 머물 수 없음을...
떨어진 홀씨는 어디로 갈까?
바람이 알겠지.
어쩜 그 홀씨는 어린왕자처럼 자신이 가고픈 곳을
이미 바람에게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비행이 시작되기 전,
그들을 담았다.
내 아들의 비상을 함께 기원하며...
성읍민속마을~~~
입담 좋은 가이드 덕분에 혼이 쏘옥 빠졌던 곳.
대가족이 함께 하니 좋고, 누군가가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니 더 좋았다.
하늘은 속이 좋지 않은지 언제 속내를 퍼부을까 계속 궁리 중이고...
감사하게도 우리의 일정이 끝날 즈음에 한 두 방울 떨구는 센스까지...
어렵게 시간을 내서 온 3대 대가족을 굽어살피는 넓은 마음~~!!!
여행에 음식이 빠지면 아쉽겠지...
갈치조림, 생선구이, 갈치회, 고등어회, 흑돼지구이까지...
다섯 번의 제주 여행을 통틀어 가장 입이 호강했던 여행이었다.
한 번도 먹방을 위한 여행을 해보지 못한 내게 또 다른 여행의 묘미를 준 여행이었다.
가끔 이렇게 패턴을 바꿔봄도 좋을 듯.
무엇보다 부모님이 행복해하셔서 좋았던 여행이었다.
한라산의 위엄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한라산을 사이에 두고 서귀포와 북제주의 날씨가 다르다더니...
잠시 들린 제주목장의 풍경은 참 이채로웠다.
느슨했던 옷깃을 여미게 했고, 눈으로는 설경을 담을 수 있었다.
아~~ 제주여~~!!!
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밖의 풍경을 담았다.
선명하지 않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몇 컷의 사진들.
일부러 이런 풍경을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
늘 규칙적으로 살 필요는 없다.
가끔 흔들린 사진처럼 그렇게 나를 놓아도 좋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소중했던 제주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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