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2월의 제주를 만나다(2)

-여유는 때론 만들어가는 것이다.

by 최명진
20151220_091917.jpg
20151220_092339.jpg
20151220_093022.jpg
20151220_093142.jpg


인연이란 것이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다 당연히 있는 만남이 때론 내겐 아주 특별한 것이 되고

다른 이들에겐 아주 특별한 것이 내겐 일상이 되는 것~~~!!!!

그래야만 인연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도 또한 그렇고 장애가 있는 아들이 또한 그렇다.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인연~~!!!


난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다.

어떤 영화는 기를 쓰고 보려 해도 인연이 닿지 않아 넘기기도 하고

어떤 영화는 생각지도 않게 나와 인연을 맺어 함께 하기도 한다.

영화 [건축학 개론]은 그런 의미에서 그다지 깊은 인연은 아닌 듯하다.

영화관에서 만나지 못한 것이 첫 번 째고,

TV에서 해주는 것을 보면서도 늘 보던 장면만을 보고

끝을 내지 못한 것이 두 번째이다.


20151220_093207.jpg
20151220_093257.jpg
20151220_093405.jpg
20151220_093953.jpg
20151220_094551.jpg


방송작가를 하는 조카 덕분에 가게 된 곳이 바로

건축학개론의 촬영지였던 '서연이네 집'이었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이번 인연을 기회로 다음엔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탁 트인 제주의 바다가 눈으로 한가득 안기고

향기 좋은 커피가 감성쟁이 아지매를 움직였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현무암을 맘껏 밟아도 보고

눈앞으로 펼쳐진 제주의 12월 바다를 눈으로 마음으로 담았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바다를 바라보니

감수성 충만하던 그 어느 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느낌이 들었다.

아~~ 아직 내 감성은 살아있다.

가끔 옆에서 상동행동으로 나의 현실을 일깨우는 아들이 있다.

감사하다.

녀석 덕분에 난 절대 과거에 머물 수 없음을...



20151220_094025.jpg
20151220_095554.jpg
20151220_095741.jpg
20151220_095817.jpg
20151220_095851.jpg


떨어진 홀씨는 어디로 갈까?

바람이 알겠지.

어쩜 그 홀씨는 어린왕자처럼 자신이 가고픈 곳을

이미 바람에게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비행이 시작되기 전,

그들을 담았다.

내 아들의 비상을 함께 기원하며...



20151220_104944.jpg
20151220_110047.jpg
20151220_110037.jpg
20151220_110138.jpg
20151220_113537.jpg


성읍민속마을~~~

입담 좋은 가이드 덕분에 혼이 쏘옥 빠졌던 곳.

대가족이 함께 하니 좋고, 누군가가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니 더 좋았다.

하늘은 속이 좋지 않은지 언제 속내를 퍼부을까 계속 궁리 중이고...

감사하게도 우리의 일정이 끝날 즈음에 한 두 방울 떨구는 센스까지...

어렵게 시간을 내서 온 3대 대가족을 굽어살피는 넓은 마음~~!!!




20151220_113630.jpg
20151220_115222.jpg
20151219_114536.jpg


여행에 음식이 빠지면 아쉽겠지...

갈치조림, 생선구이, 갈치회, 고등어회, 흑돼지구이까지...

다섯 번의 제주 여행을 통틀어 가장 입이 호강했던 여행이었다.

한 번도 먹방을 위한 여행을 해보지 못한 내게 또 다른 여행의 묘미를 준 여행이었다.

가끔 이렇게 패턴을 바꿔봄도 좋을 듯.

무엇보다 부모님이 행복해하셔서 좋았던 여행이었다.


한라산의 위엄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한라산을 사이에 두고 서귀포와 북제주의 날씨가 다르다더니...

잠시 들린 제주목장의 풍경은 참 이채로웠다.

느슨했던 옷깃을 여미게 했고, 눈으로는 설경을 담을 수 있었다.

아~~ 제주여~~!!!


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밖의 풍경을 담았다.

선명하지 않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몇 컷의 사진들.

일부러 이런 풍경을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

늘 규칙적으로 살 필요는 없다.

가끔 흔들린 사진처럼 그렇게 나를 놓아도 좋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소중했던 제주의 시간이었다.



20151220_130842.jpg
20151220_130605.jpg
20151220_125955.jpg
20151220_13020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