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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밀양 표충사를 만나다
-새해 첫 가족여행
by
최명진
Jan 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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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니 나이를 먹긴 먹나 보다.
예전보다 움직임이 덜해졌다. ㅋ
그래도 여전히 내면에서 요동치는 역마살 기운은 있으니
그 움직임을 작게 축약하는 지혜를 내곤 한다.
대부분의 새해 첫날은 제야타종을 듣고 해맞이를 하면서 맞았는데
이젠 그것이 귀찮아진 것일까?
일박을 하는 여행이 아닌 당일을 선택함도 그 반증 이리라.
힘들게 오가는 것보다 하루를 즐겁게 보내자는 생각.
남편에게 하루를 예상한 가족여행지를 부탁하였고,
남편은 우리에게 밀양행을 제안했다.
표충사와 영남루를 보러 가잖다.
'밀양'하면 떠오르는 영화 [밀양], 그리고 밀양아리랑...
생각해보니 밀양은 가본 적이 없으니 오케이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달려 도착한 밀양이었다.
감사하게도 우리 가족의 새해 첫 여행은 날씨가 뒷받침해주었다.
햇살도 좋았고 기분도 좋았다.
몇 개의 색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수수한 풍경도
우리의 마음을 너끈히 채워주고 있었다
아들의 표현에 의하면 정말 초라한 색을 지닌 일월의 둘째 날.
임진왜란 당시 의승 대장인 서산, 사명, 기허 등 3 대사의 영정을 봉안한
표충 서원을 사찰 안에 두면서 사명(寺名)이 표충사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곳.
여행을 하면 자연스럽게 여행지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갈 수 있으니
참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표충사로 가는 길도 좋았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가기에 충분히 좋은 거리였다.
마른 목을 축여주는 약수를 먹으니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사찰에 갈 때마다 될 수 있으면 하려고 하는 것이 백팔배이다.
좋은 인연으로 만났으니 빼먹을 수 없다.
두 아들과 대광전에 들어가 백팔배를 했다.
이마로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기분이 너무 좋다.
무언가를 특별히 공부하고 배우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궁금한 것을 찾아보는 것이 더 좋다.
물론 아는 만큼 보인다고 충분히 검색하는 부지런함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도 보는 것으로 동기부여를 하며
하나 둘 알아감도 좋은 것 같다. (국내여행이니 가능한 것이리라...)
뚜벅이 여행이 몇 년이다 보니
전국의 사찰도 제법 만난 것 같다.
그때마다 백팔배를 하였으니 그 수도 제법 되리라.
늘 함께 해주는 든든한 두 아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고맙다.
게으른 나를 독려하는 에너지원들이다.
동지가 지났지만 겨울 해는 짧았다.
어느새 뉘엿뉘엿 넘어가는 겨울 햇살이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음양의 색이 무채색의 겨울을 더욱 또렷하게 해 주고 있었다.
처음 오는 곳이니 어떤 풍경인들 예쁘지 않을까.
주섬주섬 돌을 집듯 몇 컷을 담았다.
대롱대롱 매달린 메주가 앙증맞다 느끼는 것은 순전한 나의 착각일까?
그곳으로 햇살이 스며드는 풍경조차도 선물인 양 어여뻤다.
두 아들과 남편의 뒤를 따라 다시 다음 코스로 이동.
햇살도 아쉬운냥 긴 그림자 드리우며 넘어가고 있었다.
평화롭고 고즈넉한 1월의 풍경. 만나서 반가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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