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벅절벅 오늘을 달렸다.
오늘에 끌려가자니 질질 끌려 힘들고
오늘을 주도하려니 머리가 고달프다.
그래서 오늘과 호흡하며 맞춰가기로 했다.
조금 편하다.
늘 무언가에도 '의미'를 부려하려는 노력은
때론 일상을 너무 힘겹게 넘어가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그 시간을 보내려 한다.
악을 쓰지 않아도 하루 24시간은 너무도 쿨하게 지나간다.
내 감정 따윈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하늘을 날아가는 철새들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그들의 움직임에 멍하니 내 하루의 곡선을 그려본다.
남편과 아들,
그들의 옆에서 나의 보폭을 맞춰 내 심상을 담는다.
희뿌연 하늘 아래 금강 하구둑은 여유롭게 나를 감싼다.
곧 시작될 장애학생을 위한 계절학교...
그 학교의 시작을 준비하면서
꼭 금강하구둑을 만나고 싶었다.
굳이 가르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나를 돌아보게 하는 그곳.
역시 오길 잘 했다.
기차가 저무는 하늘을 배경으로 달려간다.
때론 KTX처럼, 무궁화호처럼, 새마을호처럼
달렸던 나의 인생길...
자신의 모습을 금강에 비추며 시크하게 스쳐간다.
그 모습이 약간의 긴장으로 얼었던 마음을 풀어주었다.
어느 사이 가로등 불빛이 성냥을 켜고
마알간 얼굴을 세수하고 있는 저녁...
옮겼던 발길을 다시 집으로 향하는 시간,
주어진 내 역할 열심히 즐기길 간절히 기원하고 돌아섰다.
내게 주어진 삶을 즐기며 살자.
주어진 일을 즐겁게 최선을 다하며 잘 해내자....
장애학생을 위한 계절학교...
벌써 17회째다.
최선을 다하자~~!!!
%%%%% 지난 1월 3일에 만난 금강하구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