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가천 다랭이 마을에서...

-다른 이의 삶의 터전에서 나를 만나다

by 최명진
20160320_173640.jpg
20160320_173739.jpg
20160320_173854.jpg
20160320_173814.jpg



우리 사는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

때론 그들의 삶이 과연 지금의 나와 얼마나 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면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음을 느끼곤 한다.

내 사는 좁은 우물 안에서의 생각과 떨치고 나아가 만난 세상을 통해

배우는 생각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천 다랭이 마을은 내겐 큰 스승과 같은 곳이었다.

이미 몇 번을 매체를 통해서 보았지만 발품을 팔며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첫 만남이란 설렘과 동시에 가슴을 훅 끼쳐드는 삶의 터전, 그 냄새....

직접 오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느낌 이리라.

어둠이 어스름 내려오는 시간에 그들을 만났기에 더욱 상념이 깊어진지도 모르겠다.


20160320_174258.jpg
20160320_174531.jpg
20160320_174737.jpg
20160320_174912.jpg


다랭이란 말이 어쩜 그리도 정겹게 다가오는지...

더불어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삶의 터전을 잘 지켜오신 알지 못하는

분들에 대한 경외감까지...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는 시골의 풍경이 늘 감성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지만

그 분주함을 몸으로 경험했기에 아릿한 삶의 냄새를 나도 모르게 수집하곤 한다.

내 고향은 바다를 볼 수 없는 곳이지만 가슴 한편에 키워둔 바다에 대한 흠모는

늘 그 바다를 끼고 살고 있기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20160320_175912.jpg
20160320_175855.jpg
20160320_180054.jpg


급박한 경사를 따라 내려가는 발걸음은 참으로 조심스럽다.

장애 쪽 일을 하다 보니 문득 드는 '편의시설'이란 단어도

경사를 따라 데구루루 굴러간다.

그럼에도 삶의 터전은 누군가의 관심과 열정으로 닦이고 닦이여

정갈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곳에 사는 분들의 얼굴을 거의 볼 수 없었기에

이방인의 방문에 다소 불편함이 많겠구나 싶은 마음까지 안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다랭이 마을만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급경사를 따라 내려간 곳에 펼쳐진 바다에 나는 그만 멈춰버렸다.

또 다른 보물을 만난 느낌이랄까....

무지의 선물이랄까....

다랭이마을만 생각했지 그 앞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지리란 생각은 하지 못했기에 의외의 커다란 선물이었다.


20160320_180146.jpg
20160320_180417.jpg
20160320_180510.jpg
20160320_180644.jpg
20160320_180811.jpg


봄바람맞은 아지매는 자신의 나이를 잊고 경박하지 않게

그러나 그 기쁨을 차마 떨칠 수 없어 흥얼거리며 바다를 만나러 갔다.

이렇게 찾아오는 내겐 이 바다가 아름다움만으로 보이지만

생활의 터전인 분들에겐 어떤 모습일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미 바다와 바닷바람에 흠뻑 빠진 아들과 남편이 내게 뒷모습을 보이며

바다와 조우할 즈음 난 그들의 모습을 담으며 '감사'란 단어를 새기고 있었다.


누군가에겐 그냥 시골의 풍경이겠지만

누군가에겐 그 풍경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사색과 성찰의 장소가 아닐까.

가만있고자 해도 장난꾸러기처럼 머리칼을 어루만지는 바람 덕분에

어수선한 자세로 바다를 만났다.

그래도 너무 좋았다.

바람조차도 내 존재를 확인시켜준다는 생각이었으니까.



20160320_180925.jpg
20160320_181944.jpg
20160320_181806.jpg
20160320_182321.jpg
20160320_183433.jpg


너무도 큰 선물을 가슴에 담고 조심스럽게 내려왔던 경사로를

심호흡하며 올라가는 길.

어둠이 침착한 계단이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있었다.

화려한 꽃이 없어도 마냥 아름답고 감성 충만하게 하는 곳,

그곳이 바로 가천 다랭이 마을이 아닐까 싶다.

문득 내 삶에 물음표 달고 싶고, 무얼까를 자문하는 날이 온다면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기록이 되는 곳이었다.


20160320_183555.jpg
20160320_184309.jpg
20160320_181654.jpg


"한 사람이 있었지.

철학가도 아니고 더욱 탐구하는 사람도 아닌

그냥 한 사람이 있었지.

굽이굽이 층층의 삶의 터전을 보며

절로 사색가가 되는 사람.

다른 이의 삶의 역동 장소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사람....


그래서 한 점이 되어버린 사람이 있었지...."


명진 생각~!!!



다랭이 마을에서 담아온 바다 소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