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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배경과 환경의 중요성
-늘 자연에게서 생각의 관점을 배운다.
by
최명진
Apr 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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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출근을 하려다가 그만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본 적이 언제일까?
꽃과 어우러진 이 아름다운 풍경은 늘상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급해도 몇 컷을 담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
누가 보든 안보든 그것이 내가 놓치지 싫은 풍경을 담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이제 막 피어난 소박한 자두꽃~!!
무리로 피어 더욱 어우러짐이 아름다운 꽃...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 녀석이 언제쯤 꽃을 피울까
오가며 그들을 살펴보았던 내가 아니던가.
어린 시절 시골집에 자두나무가 있었고
그들이 먹기 좋게 익을 시기를 기다려 주변을 배회했던 나였다.
그러나 정작 그 꽃의 아름다움은 이 나이가 되어서 찾았으니
나이는 헛으로 먹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꽃을 담으면서 감동하는 것은 비단 꽃의 아름다움만은 아니다.
그 배경이 주는 아름다움이 없다면 꽃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할 것이다.
맑은 하늘이 내게 감동인 이유이다.
소박하고 담백한 자두꽃이 더 돋보이는 이유는 그 배경이 감당하는 몫이 크기 때문이다.
줌으로 꽃을 담으면서도 나는 못내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어찌 이리도 아름답단 말인가.
어찌 이리도 존재감을 제대로 살려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언제 잘린 자리인지 가늠할 수 없으나
그 아픔조차도 고스란히 몸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꽃을 피워낸 자두나무.
순간 떠오른 환경의 중요성....
꽃을 최대한 어여쁘게 나오게 하는 배경의 엄청난 역할처럼
우리네 삶도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다면
충분히 아름답고 어여쁘련만 과연 그런지는 물음표가 달린다.
너와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환경은 너와 나를 아름답게 받쳐주고 있는가.
아님 우리의 삶을 찌들고 어둡게 보여주도록 하고 있는가.
형형색색의 고운 색조가 아니라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은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이 기본이 되겠지만
그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 없다면 밋밋하고
아름다움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초록이 세상을 덮기 전에 피는 하이얀 꽃에 유난히 눈길이 머무는 이유이다.
흰색 자체는 화려함을 자랑하는 색은 아니나 그 색이 고운 하늘이 배경이 되는 날,
담게 된다면 무엇보다도 귀한 컷이 되지 않던가.
작년 11월 21일에 발달장애인법이 시행되었고
올해로 장차법이 시행된지 8년째가 된다.
그를 기점으로 한 장차법 시행 8주년을 기념한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 준비를 하면서
피고 지는 꽃조차도 배경에 따라 얼마나 달리 보이는지를 확인하면서
우리의 삶을 생각해 보았다.
다양한 꽃들이 어우러진 세상에서 꽃들의 장애란 무엇일까?
그냥 어우렁더우렁 어우러진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인데
충분히 잘 어우러질 수 있다면 더욱더 아름다울 텐데....
우리는 그들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다름으로 인해 솎아내고 걷어내는 현실이 아닌
더불어 어우러짐으로 인해 아름다운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어우러짐을 최대한 아름답고 밝게 만들어주는 멋진 하늘처럼
우리가 서로에게 그런 멋진 배경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장애의 특성을 분리하고 배제하는 방식으로 쓰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하게 어우러질까를 고려해보면 얼마나 좋을까.
내 그릇이 작아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분수에 넘치는 그릇을 바라지는 않는다.
내가 가능한 그릇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저 맑고 푸른 하늘과 같은
배경이, 환경이 되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려움이야 없을 순 없겠지만 그 와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감성쟁이 아지매의 감성을 훔친 장본인인 것을 그는 알기나 할까.
마냥 앞다퉈 피는 꽃의 배경이 되어 헤벌쭉 웃고 있는 맑고 높은 하늘.
그 하늘 덕분에 내 심상조차도 꽃물이 드는 것 같다.
내게 주어진 작은 역할이 하늘빛으로 물들었으면 좋겠다.
그 마음으로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며 살고 싶다.
내일 토론회도 이 마음으로 잘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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