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엔딩

-더불어 함께여서 아름다웠던 그들

by 최명진
20160403_133252.jpg 옥천군 이원면에서 만난 꽃~!!



문득 푸쉬킨의 [삶]이란 시가 떠오른다.

'......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고

그리고 지나가버린 것은 항상 그리워지느니라.'

봄꽃이 또한 그러하지 않은가 싶다.

봄도 짧지만 그 짧은 기간에 온몸을 환하게 사르고 지는

봄꽃은 또한 찰나의 순간을 태우다 가는 이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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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꽃의 춘추전국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순차적으로 피는 꽃들이 일순간에 팝콘 터지듯 꽃송이를 벌어

게으른 자에겐 '아니, 벌써~~'를 외치게 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매화꽃의 아쉬움을 채 달래기도 전에 하나 둘 봉오리를 벌더니

어느 순간에 만개를 해서 나를 화들짝 놀래게 했다.

꽃순이 아지매가 그들을 담기에도 벅찼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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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3_155611.jpg 동아공고의 벚꽃터널~~!!!



멀리 가는 것을 엄두 내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었다.

사실 벚꽃은 일순에 피지만 도심의 중심에서 피기 때문이다.

남해의 벚꽃 소식이 퍼질 즈음 시내에서도 하나 둘 피던 벚꽃들이

일순에 약속이라도 하듯 불꽃놀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미세먼지 덕분인지 맑고 쾌청한 하늘을 배경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아름다움은 더불어 더불어 어우러져 꽃 터널을 만들었고

우린 그 아래를 거닐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울긋불긋 꽃대궐'이 이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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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2_212713.jpg 동아공고의 밤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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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이 된 아들은 이 봄을 느끼고나 있을까?

느끼지 않고 그냥 공부에 매진하는 것은 아니다 싶었다.

토요 자습을 끝내고 돌아오는 녀석을 픽업해 모처럼만에 가족이 함께

꽃놀이에 나섰다.

처음엔 그냥 피곤해서 집에서 쉬고 싶다던 녀석도 입이 벌어졌다.

한 해를 잘 견뎌내려면 때론 이런 휴식도 필요하리라.

꽃비 떨어지는 길을 걸으며 함께 사진도 찍고 수다도 떨었다.

녀석이 한 달에 두 번만 쉬는 상황이니 가족사진을 찍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


모처럼만에 시간을 내어주었으니 함께 저녁식사도 하기로 했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무척 많았던 것일까?

시골의 음식점은 순서를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벚꽃만 구름처럼 몰려 피지 않았음이리라... 사람꽃~~!!!

그 대단한 사람들의 무리에 섞여 순서를 기다리면서 어둠이 내리는 주변의

꽃을 구경하는 여유를 즐겼다.

그도 좋았다.


사실 벚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을 꼭 만나러 가는 이유는 그들의 어우러짐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매화를 더 좋아하지만 팝콘처럼 터져 주변을 온통 화사하게 만드는

벚꽃의 매력만큼은 확실하게 인정하는 바이다.

꽃비로 내리는 벚꽃 사이로 연초록 잎이 빼쭉 고개를 내밀고 있다.

다음은 자신들의 시대가 올 거라고...

화려한 벚꽃의 춤사위는 이제 끝을 고하고 있다.

그 더불어 어우러짐에 고마움을 표현하며 내년을 기약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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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9_115256.jpg 대청호의 벚꽃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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