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밭을 거닐다

장동 청보리밭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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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게을러지니 잔머리를 더 굴리게 되는 것 같다.

좋게 말하면 대체방안을 잘 선택한다고나 할까.

먼 곳이 어렵다면 가까운 곳에서 차선책을 선택하는 방식이 이즈음의 방법이다.

이 시기에 가고픈 곳 중의 하나가 청보리밭이다.

그러나 고창의 청보리밭은 아직까지 내가 가보고픈 곳의 한 곳이다.

그러나 이차저차 하여 제대로 가보지 못했다.

언젠간 가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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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내겐 나보다 정보통이 좋은 남편이 있다.

잠시 미세먼지를 살짝 끼고 갈 곳을 물었을 때

장동의 청보리밭에 대한 정보를 준 사람도 남편이었다.

가까이 있으니 흔쾌히 길을 나섰다.

주차를 하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흥얼거려졌다.

초록이 주는 편안함이 눈앞으로 펼쳐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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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까이서 청보리밭을 볼 수 있으니 참으로 좋다.

보리는 그다지 크지 않았고 실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무리로 모여있으니 그 여유로움이 좋다.

우연히 너른 보리밭을 바라보는 내 그림자가 덮여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을 발견하곤 남편과 아들을 불러 한 컷을 담았다.

보리밭에 얹은 내 마음이라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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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으니 좋았다.

그냥 내가 걷고픈 대로 걸어도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아들은 민들레 홀씨를 찾아 자유를 즐겼고

남편은 여유롭게 걸으면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들이 주는 자유 속에 난 담고팠던 평화로운 풍경을 맘껏 담을 수 있었다.

보리밭 곁에 있는 노오란 애기똥풀이 참으로 앙증맞게 나를 맞았다.

반가운 마음에 그들도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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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광으로 보리의 실루엣을 담고파 숨을 고르고 쪼그리고 앉아

그들을 담았다.

그런데 아들이 슬금슬금 풍경 속으로 들어왔다.

처음엔 아들에게 잠깐을 외칠까 하다가 그냥 담았다.

그런데 생각지 않은 색다른 풍경을 담을 수 있었다.

아들이 풍경 속으로 들어왔을 뿐인데 해 속으로 들어가

후광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런 즐거운 광경이란....

장애로 인한 어려움으로 많은 긴장을 주었던 한 주를 털어버리도록

난 그 후광을 즐겁게 담으며 앞으로의 발전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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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돌아오는 순간까지 민들레 홀씨를 날렸다.

내가 담고자 하는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아들을 담으며

풍경 속에 동화된 그 컷이 좋아 난 집에 돌아와 보고 또 보았다.

이렇게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듯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보리밭 풍경에 더불어 어우러지는 자연을 담으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내 마음을 살포시 내려놓았다.

그 시간들을 향해서 주어진 시간 또 열심히 살자 다짐을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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