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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기본형과 변형 사이에서...
-아카시아를 보며 남긴 사색
by
최명진
May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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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기본형과 그에 따른 변형이 존재하겠지.
다르게 말하면 원형과 그를 기초로 한 창의적 변화라고 해야 할까?
우연히 오월드의 입구에서 만난 붉은 아카시아를 보고
눈을 의심하며 다시 돌아보았다.
분명 아카시아인데...
익숙한 아카시아가 아니다.
내가 아는 아카시아는 청초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하얀색인데...
플라워랜드에 들어가니 그 붉은 아카시아가 양쪽으로 두 그루가 서 있었다.
희귀한 꽃이라 얼른 담았다.
그리고 그 꽃을 보고 또 보았다.
분명 아카시아이다.
색이 참으로 곱기도 하고 어여쁘다.
같은 꽃인데 색이 다른 것 하나로 느낌이 전혀 다르다.
하얀색은 청초함과 순수함을,
붉은색은 좀 더 화려하고 곱다.
반가운 마음에 담고 또 담고 살펴보고 또 살펴보는 나를 발견한다.
우리는 새로운 것에 대해 이런 반응을 보이곤 함을 발견한다.
"어, 이런 색도 있었네.'
하며 처음엔 신기해하다가 이런 변종이 눈에 많이 띄게 되면
익숙해져서 저런 색도 있었지 하며 수용하곤 한다.
어쩌면 이런 과정도 낯 익히기 과정이 아닌가 싶다.
다르게 말하면 익숙한 경험에 의한 수용의 과정이라고나 할까.
가만 꽃을 보면서 생각한다.
아카시아처럼 원래의 형태를 변화 발전시킨 것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 인간의 삶에 유용하도록 많은 것들을 변화시켜왔다.
그래서 때론 어느 것이 원종인지를 잊고 살 때도 있다.
예전 같으면 먹을 수 없었던 각종 과일들이 계절을 잊은 채 나오고 있지 않은가.
이제 아이들에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과일을 말해주기가 쉽지 않다.
언제나 만날 수 있으니까.
꽃도 또한 그렇다.
예전에 해바라기 하면 엄청난 키와 커다란 꽃을 상상했지만
요즈음의 해바라기는 종류가 워낙 많아졌고 다양해졌다.
해바라기는 이런 꽃이야 하고 쉽게 말하기가 어려워졌다.
사진에 담기에 어려울 정도로 컸던 키다리 해바라기가
쪼그려 앉아야만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고 아담해졌다.
처음엔 신기해서 담았다가 나중에 알 수 없는 아련함이 스미곤 했다.
이들의 의지였을까?
자연스러운 환경에 의한 변화가 아니라 인위적인 변화....!!!
아들이랑 데이트를 마치고 나오는데 차로 옆으로 즐비하게 핀 하이얀
아카시아가 그 특유의 달콤한 향기를 내뿜으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고향 친구처럼 친근해져서 차를 주차하고 그들을 담으러 갔다.
그래, 내가 알고 있는 아카시아는 바로 이거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동구 밖 과수원길~~'
노래를 자연스럽게 흥얼거렸다.
가만 그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원형과 변형이 무엇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다.
환경에 의해서, 편리에 의해서 변할 수도 있다.
다만 그것들이 널리 확장되고 보편화되면 우린 원산지를 얘기하며
그 기본을 찾아보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앞으로 어떤 색의 아카시아가 더 나올까?
처음엔 어색하고 색다르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러워지리라.
우리 사람 사는 세상엔 자연뿐 아니라 사람 사이에도 다양성이 존재한다.
같은 사람이라도 성향과 생각이 다르고 그들의 기본 능력이 다르기도 하다.
그냥 사람인데, 그냥 꽃인데 우린 그것들을 분류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효용성과 편의에 의해 분류를 한 것뿐인데
그 분류가 지나쳐 기본을 망각하고 전혀 다른 부류로 치부하며 배척한다.
저 붉은 아카시아는 때론 특수성과 소수성에 의해서 다르게 보이는 장애처럼
더 눈에 띄겠지만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듯
이 땅의 장애인도 그러길 바라본다.
기본형과 변형....
그들의 발전과 변화 사이에서 살짝 아리고 아픈 이유를
나도 모르게 발견했다.
귀하고 사랑스러울 수 있지만 다르기에 더 많은 시선을 받는....
그 시선을 정말 받고 싶어서 받는 상황과 받고 싶지 않아도 받아야 하는 상황...
다르고 소수여서 보이는 관심은 있는 그대로의 관심이길 바란다.
그 관심으로 분리, 배척하는 관심이 아니라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할 수 있길 바란다.
처음엔 색달라서 달려가 담은 아카시아였는데
마음이 처음엔 반갑고 새로워서 좋았는데
어느 순간 찾아온 사색에 마음이 아카시아 붉은빛이 물들어 깊은숨을 쉬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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