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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오늘도 눈물이 난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현실
by
최명진
May 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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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내 아들은 열여덟 살이 되었다.
열여덟 살 된 내 아들은 그 나이 또래의 친구들처럼
자신의 표현을 말하고 하고픈 것을 요구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아들의 행동에 물음표를 달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던 날을 기억한다.
담담한 병원 의사의 작은말 하나에도 나는 신경이 곤두서서
모든 것을 방어할 태세로 일관했던 것 같다.
지금 같은 현실을 전혀 알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오늘로 서울시청에서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절규가 시작된 지 26일째가
되는 것 같다.
그분들의 요구는 지나친 것이 아니다.
지금껏 발달장애인에 대해서 수립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요구하는 것이다.
여전히 발달장애인을 키우는 몫은 부모들의 몫이다.
그 몫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해야 할 몫이 있고 사회가 해야 할 몫이 있는 것이다.
부모들이 요구하는 것은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몫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며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가슴이 답답해 숨이 쉬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아들은 나의 동행이 아니면 세상 구경을 하기 어렵다.
그런 아들의 이끌림에 나는 어제도 아들과 세상으로 나갔다 왔었다.
아들은 곧 성인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학교 졸업 이후의 미래는 그려지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현실이라면 이젠 그런 나의 아들과 샴쌍둥이처럼
붙어 다니며 남은 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삶을 단 한 번도 원한 적은 없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대안을 말하지 못하고 가슴을 친다.
서울시청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의 요구는 이러한 삶의 현실에서 시작되었다.
아플 자격도 없는 부모들...(실제로 나도 사고가 났어도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었다. 혼자 놓일 아들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ㅠㅠ)
좋은 부모역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수는 있지만,
사회가 할 수 있는 몫까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나에겐 귀하고 소중한 아이지만 내 아이가 사회환경에 의해 배제되고
차별을 당하는 삶을 살아야만 한다면 이것은 문제의 원인이 사회에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부모의 몫으로 방임할 것인가....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모든 국민에 발달장애인은 포함이 되지 않은 듯하다.
당연한 권리를 절박함에 부르짖어도 억세고 독한 사람으로 보이는 현실.
동영상을 올린 것은 가슴으로 한 번 공감을 부탁드리고 싶어서이다.
만약,
당신이 발달장애인 가족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지금의 생각이 발달장애인 가족이 되어서도 똑같을 수 있을까?
제삼자의 입장에서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말이
입장을 바꿨을 때 쉽게 말할 수 없다면 그 이유는 당사자가 가장 잘 알고 있으리라.
서울시청에서 발달장애인 부모님들과 대치되어 시청을 지키는 경찰들을 본다.
경찰복을 입고 당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도 면면히 살펴보면
발달장애인가족이 있을지도 모르고, 이웃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부모들의 절규와 외침과 편지에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
아~~ 우린 같은 사람이다.
그들도 이 부모들의 절박함을 밤낮으로 함께 보내면서 가슴으로 새길 것이다.
고개 숙인 그들의 모습에서 경찰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공감을 보았다.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삭발을 결심하고 가족에게 의지를 밝히자
비장애인 아들이 내게 했던 말이 귓전에 생생하다.
"지난번엔 장애가 있는 동생을 위해 삭발을 하셨으니
이번엔 나를 위해서 삭발을 하지 않으실 수 없는 건가요?
그래도 해야 한다면 엄마가 하고자 하는 그 일이 잘 되길 빌게요."
삭발 당일 아들을 안고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영상의 비장애 형제가 쓴 편지를 보며 내내 울 아들을 오버랩시키며 읽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분명한 것은 방향이 틀린 것이 아니니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그 성과의 완급엔 예산과 더불어 사회적 인식에 발달장애인이 얼마큼 인식되어
있는가가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가슴이 느끼지 않는데 머리가 느낄 수 있겠는가?
이토록 지루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의 가슴이 차가워서가 아닐까 싶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방향을 함께 공유하길 바란다.
소통하고 부딪히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성숙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찢어지는 가슴에 스미는 한줄기 바람은 희망의 바람이길 바란다.
조속히 서울시와 소통이 되어 발달장애부모님들이 가정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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