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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오천항의 저녁 풍경에 빠지다
-오천항, 충청수영에서...
by
최명진
Jul 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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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하늘을 보며 난 드라이브를 제안했다.
모처럼만에 친정집에 와서 부모님 드라이브도 시켜드리지 못하고 가면
내내 아쉬울까 봐...
감사하게도 비가 살짝 그쳐서 광천에서 새우젓도 살 겸 제안을 했는데
오히려 광천에 가니 날이 살짝 들어보일 정도로 개어있었다.
남당항에서부터 천북을 거쳐 오천항, 대천으로의
해안도로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바닷가를 따라 돌면서 맞는 저녁 풍경은 늘 내게 경이로움과 더불어
황홀함을 선사하기에 더욱 설레었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천북을 지나 오천항에 이르렀다.
때마침 일몰 풍경이 시작되는 시간이라 가슴이 콩닥이기 시작했다.
일몰 풍경을 담고 싶은 마음에 나는 잠시 정지를 제안했고
엄마도 동생네와 함께 왔던 기억을 되살리며 맛난 칼국수 얘기를 하셨다.
내친김에 저녁을 먹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충청수영'~~!!!
높은 곳에 위치한 충청수영에 올라 아름다운 저녁 풍경을 담고 싶었다.
생각지 못한 선물을 앞에 두고 콩당콩당 가슴이 뛰었다.
충청수영 진휼청
돌계단을 올라서서 오천항을 바라보니 어찌나 아름다운지...
사람들의 소리가 성글어 풍경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상황이었다.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과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하는 하늘,
한가로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의 무리들이 잘 어우러졌다.
어쨌거나 이런 상황이면 시간을 보내면서 저물어가는 풍경을 담으면 된다.
천천히 충청수영을 돌면서 나는 각도를 달리하여 풍경을 담았다.
비가 와서 아무 데도 갈 수 없을까 봐 걱정이었는데 이런 기회를 만나다니...
감동이었다.
아들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따라 졸랑졸랑 올라가 듬성듬성 풍경을
구경하고 사진도 찍어드리는 귀여움을 발산했다.
다행이다. 사실 손주들이 크다 보니 이렇게 와서 함께 여유를 부리기가 쉽지 않은데
장애가 있는 아들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기쁨조가 되어 어우러지고 있었다.
친정부모님도 아들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으니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가 보다.
그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기도 하면서 앞으로 아들의 미래를 생각하니
붉어지는 석양의 풍경만큼이나 가슴이 뜨거워졌다.
충청수영에 올라 사방을 조망하니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
(아직 공사중인 곳은 제외하고..ㅎㅎ)
비가 살짝 비낀 상황이어서인지 풍경조차도 흐린 듯 운치 있어서
감성쟁이는 차마 발걸음을 떼기가 어려웠다.
이런 나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부모님과 남편, 아들이기에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내 행보에 맞춰주셨다.
멀리로 보이는 반대편에서는 라디오를 켜놨는지 일기예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풍경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살짝 귀에 거슬렸다.
영보정
본격적으로 붉어진 하늘과 그 하늘을 그대로 담아내는 바다.
하늘과 바다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 붉어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숨 쉬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로 풍경에 매료되어 이제는 가야 한다는
남편의 소리를 못 들은 척 그냥 서서 바라보았다.
하나하나의 윤곽은 붉은빛에 스펀지처럼 빨려 들어서 실루엣만
남아가는데 내 마음은 북소리가 둥둥 더욱 커지고 있었다.
이 설렘의 기분을 어찌 표현할까?
나도 모르게 남편에게 다음에 시간을 내어 좀 더 머물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을 하고 있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차를 달리는 기분도 좋지만 이렇게 한가롭고 여유로운
석양을 맘껏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더구나 맛난 칼국수를 함께 맛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였다.
그렇게 이름이 난 곳은 아니지만 가족이 함께 와서 오붓하게 산책을 하고
맛난 칼국수를 먹을 수 있다는 자체가 짧은 휴식의 긴 여운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남당항에서 천북을 거쳐 오천항으로 이어지는 해안길.
오른쪽으로는 물들어가는 바다 풍경이,
왼쪽으로는 초록물이 바로 들어버릴 것 같은 초록의 산이 펼쳐져있고
차의 통행이 많지 않아 여유를 부려도 좋은 곳이었다.
내친김에 화력발전소를 거쳐 대천까지 해안을 따라 달렸다.
그 사이 붉은빛은 어둠 속으로 스며들어 어둠 속에서 불빛들이
자신의 순서라며 하나 둘 반짝이고 있었다.
지금 봐도 설렘이 가득한 오천항의 석양... 그 석양만큼 마음도 붉게 물들었다.
오양손칼국수~!!! 문구조차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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