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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일상이 화보인 풍경
-사무실 인근의 풍경
by
최명진
Jul 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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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하면서부터 내 호기심은 시작이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늘상 같은 곳이지만 조금만 호기심을 발동해보면
어제와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그 미묘한 차이를 찾아보는 것 또한
늘 같은 일상을 새롭게 하는 방법이다.
사무실 주차장 좁은 텃밭에 봉오리를 올려 곱게 핀 나리꽃~!!
참으로 화려하다.
그 앞으로 해바라기가 해를 향해 피어있다.
해바라기의 영양 상태는 나리꽃에 비해서 부족해 보인다.
굵은 대를 올려 열심히 피었지만
다른 해바라기에 비해 부실해 보이는 것은
엄마로서의 자식을 보는 느낌일까?
사무실 주차장 왼편을 보면 좁은 텃밭과 길을 따라서
주유소 뒤편의 경사진 곳에 몇 그루의 나무들이 있다.
감나무, 무화과나무, 배롱나무(목백일홍), 자두나무....
자두나무의 자두가 살포시 얼굴을 붉히고 있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다행히 손길이 닿기엔 거리가 있고, 경사진 곳에 매달려 있어
행인의 손길을 받지 않는 듯하다.
무엇보다 화사하게 피어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배롱나무꽃~!!
오밀조밀하게 더불어 피어나는 꽃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호기심 가득 담아 보게 된다.
미농지를 막 구겨놓은 듯한 주름에 노오란 술이 참 멋지게 어우러진다.
게다가 웽웽거리며 날아드는 벌의 무리 덕분에 배롱나무 꽃은
심심할 틈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 꽃이 오랫동안 피어있기에 게으른 이가
가장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꽃이 아닌가 싶다. ㅎㅎ
배롱나무 아래로 새초롬하게 얼굴을 내민 것은 분꽃~!!
예전에 글방님으로부터 분꽃 씨앗을 선물 받아 주말농장에 심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와 쪼그리고 앉아서 보게 된다.
꽃 하나가 여러 색을 가지는 나름 팔색조 같은 매력이 있는 꽃이다.
이 꽃을 보려면 좀 부지런을 떨어야 하는데...
다음엔 제대로 핀 꽃을 담도록 부지런을 떨어야겠다.
그래도 추억이 함께 한 꽃이기에 고 봉오리조차도
수줍은 듯 사랑스럽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원추리꽃은 꽃 자체보다도 꽃 주변과
어떻게 어우러지는가가 꽃을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초록과 주황의 꽃이 적절한 대비가 되면 더욱 돋보이는 꽃이
원추리꽃이 아닌가 싶다.
이번에 담은 꽃은 이미 약간 시든 상태이기는 했지만
빛의 농도가 그의 아름다움을 적절히 채워줄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그 옆으로 고개 숙인 해바라기가 주유소를 배경으로
심사숙고하는 모습으로 서있다.
씨앗이 무거워져 고개를 숙인 것이겠지만 보는 이의 심상에 따라
가지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모습이다.
(어린아이에겐 혼이 난 모습, 어른에게는 고개 숙인 벼와 같은 느낌으로....)
가만 일상을 돌아보면 화보가 아닌 것이 없다.
그저 바라보는 눈이 어떤 심상으로 그들을 바라보느냐가 다를 뿐이다.
주변이 이토록 사랑스러움을 잠시나마 돌아보는 것 자체가
주어진 삶을 의미롭게 사는 방법이라 생각을 한다.
내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주변을 휘휘 돌아보며 그 일상에서 찾는 아름다움은
긴장과 스트레스로 구겨진 마음을 펴는데 최고의 명약이 되기도 한다.
조금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보이는 사랑스러운 풍경.
일상을 화보로 만드는데 필요한 아주 작은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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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배롱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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