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름 사랑쟁이 부녀

-난 아버지의 딸이 분명 해유~~!!!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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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생활을 하다가 아들들의 행동을 보면서 깜짝 놀라곤 한다.

마치 정교하게 교육을 받은 듯 나나 남편의 행동이 복사되어 있을 때이다.

기분이 좋을 때는 그런가 보다 하다가도, 내 스스로가 좋아하지 않는

나의 행동을 아들들을 통해서 볼 때는 더욱 마음이 쓰인다...

비단 행동뿐일까?

먹는 것, 취향까지도 비슷한 것들이 제법 된다.

그래서 대화 중에 '누구를 닮아서...'란 말을 은연중에 쓰기도 한다.

내 속에서 나왔으니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참으로 오묘한 관계란 생각이 든다.

나와 부모님도 또한 이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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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집에 갈 때면 나는 소풍을 가는 듯 설레곤 한다.

부모님이 구존하여서 만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이 설렘이며,

그에 따른 부수적 설렘이 공존하는 곳이 시골의 친정집이다.

바로 부모님의 손길에 가꾸어진 것들이 그들인데,

마치 내 형제처럼, 때론 내 소유물처럼 친근감이 들곤 한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부모님은 그 시간들을 어찌 보내셨을까 싶기도 하다.

얼마나 컸을까. 얼마나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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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버지의 으름 터널은 내 설렘의 종점을 찍곤 한다.

오죽하면 엄마조차도 안부전화를 하면서 으름의 안부를 함께 전할까.

당신이 자식을 보고픈 마음을 으름이 얼마나 컸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것으로

대신하시기도 하는 엄마이시다.

그만큼 나의 취약점이자 취향저격은 역시 으름이다.

나 역시도 통화를 하면서 으름이 어느 정도 자랐는지를 자연스럽게 묻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피식 웃을 법하지만 내겐 나름 진지한 관심과 사랑표현이다.

이즈음이면 가장 많은 성장을 할 때이니 더욱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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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집에 들어서면서 엄마를 부르자 문을 열고 나오시는 엄마.

반갑게 나를 끌어안으시는 엄마가 불쑥 던진 한 마디...

"울 딸 맞아?"
하시며 몸을 쓰윽 훑으셨다.

건강상의 이유로 마음먹은 다이어트의 효과가 엄마의 눈에 보였던 덕분이다.

두 모녀의 상봉을 옆에서 지켜보는 아버지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한마디 던졌다.

"당근이지요.

아버지~~~ 이번에 가만 보니 전 진짜 아버지 딸이 맞더라구요. ㅎㅎ"

하며 말하자 아버지도 활짝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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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의 오묘한 조합으로 난 외형은 100% 엄마에,

성향이나 취미, 관심사는 아버지를 많이 빼닮았다.

그럼에도 워낙 외형이 주는 이미지 때문에 아버지와 닮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거의 없는데, 이번에 다이어트를 통해 아버지를 떠올렸던 것이다.

체형이 엄마를 닮아 넉넉한 내가 다이어트를 통해 조금 날렵해지자

자신 관리에 철저한 아버지의 피를 떠올렸던 것이다.

당신의 몸이 조금 무거워졌다 생각하시면 목표를 삼고 관리를 하시는 아버지....

그 아버지의 피를 이번에 느꼈다고나 할까.

사실 나는 그다지 독하게 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데

만나는 사람들마다 한 마디씩 하니 나름 효과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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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으로 들어서면서 담의 안팎으로 있는 으름 터널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나는

영락없는 아버지의 딸이다.

그런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버지를 보면 역시 취향도 비슷하다.

그런데 하고 많은 성향 중에 자신의 관리를 철저히 하는 아버지를 닮지 않았을까

내내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번 다이어트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나 할까.

아버지도 보기 좋다고 한 말씀 하시면서 기분 좋게 웃으셨다.

어쨌거나 지금까지는 절반의 성공이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관리가 문제가 되겠지...

"난 아버지 딸잉께 관리 잘 허겄지요?"

하니 아버지는 다시 씨익 웃으셨다.


으름도 해걸이를 한다고 하는데 이번이 그런 것일까?

처음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땐 너무 빽빽해서 걱정이었는데

이번 비와 바람에 많이 떨어져 적당하게 솎아진 느낌이었다.

으름이 아니었다면 아버지와 나는 그 서먹함을 무엇으로 채웠을까?

물론 꽃과 서예, 그림, 책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겠지만

이처럼 사철을 시시때때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긴 어려웠으리라.

내린 비에 흠뻑 젖은 모습도 사랑스럽고, 분을 바른 듯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도

또한 사랑스럽다.


그다지 애교가 있지 않은 내가 이즈음엔 나름 애정표현을 한다.

더 늦기 전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다시 우리의 보금자리로 돌아오면서

"내 미래의 모습을 가지고 계신 엄마 사랑해요..."

하며 엄마를 안아드렸고,

"아버지 딸임을 잘 증명해 보일게요."

하면서 아버지를 안아드렸다.

단지 그렇게 두 분을 안아드렸을 뿐인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싱싱한 으름처럼 마음엔 사랑이 화수분처럼 흐르는 느낌.


두 분이 계셔서 참 다행이다.

골고루 닮아서 참 다행이다.

부모님께 나름의 애정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참 다행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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