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의 향기를 담다

-7월의 오월드에서...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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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제법 강렬하다.

그냥 집에 머물기도 어렵고

나가자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아들에게 무엇을 할지, 어디를 갈지를 물으니

오월드를 얘기한다.

그렇게 나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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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빛 축제가 있을 거란 광고를 들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갔지만 아직이다...

그래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이가 있으니 바로 백합이었다.

예전에 '백합'하면 온전히 흰 백합화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다양한 색으로 우리를 맞는다.

이도 세월의 흐름을 말하는 것일까?

백합 하면 청순함을 떠올렸다면 이제는 화려함까지

떠올릴 정도로 화려해진 백합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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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을 빛 축제 준비를 하는 와중에 이곳저곳에서 피어있는

백합들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바람이 조금만 방향을 틀어도 그 방향을 따라 백합 꽃향기가

비행을 하면서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향이 좋기는 하지만 너무 짙으면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백합은 밀폐된 공간에 놓으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주변과 어우러진 백합이 어여뻐 몇 컷을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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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이었다.

사무실 앞의 나리꽃이 어여뻐 인증샷을 담은 적이 있었다.

나리에 가까이 다가가느라 미처 몰랐었는데

저녁에 약속이 있어 만난 분이 내 목을 보고 깜짝 놀라시는 거였다.

목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있다는 것이었다.

기억에 없는 커다란 상처란 것이 무엇일까?

보이지 않으니 인정하지 못하는 나에게 사진으로 담아준 컷을 보고

그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나리꽃 심지의 꽃술이 내 목에 남긴 상처였던 것이다.

갈색이 깊게 스쳤으니 남들이 얼핏 보면 뭔가에 강하게 긁힌 자국인 것이다.

백합의 꽃술을 보니 그때가 떠올라 살짝 신경을 쓰며 사진을 찍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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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아름다워도 어우러짐이 있을 때 빛나는 법.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향기로운 향을 가졌지만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진 모습이 역시 최고였다.

분수와 더불어 어우러진 모습이 시원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해서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았다.

햇살의 강렬함을 여유롭게 물리친 그들의 여유가 부럽다.

이 분수가 밤이면 형형색색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것이다.


여름이 깊어가고 있다.

이젠 오후라서 찜통더위가 아니라 한밤까지도 더위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그들에 의해 놀아나는 나를 보면서

드디어 그 무서운 여름이 내 곁에 머무는 것을 수용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바람결에 고운 향기 날리는 백합과 그들의 어우러짐은

안구정화를 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다음엔 밤에 가서 그 화려한 여름밤을 담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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