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변의 아름다운 사찰

-여주 신륵사에서...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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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스스로에게 준 선물처럼 들리는 곳.

이번해는 어디로 갈까?

두물머리, 세미원, 가평 남이섬, 들꽃수목원, 용문사,

무왕리 해바라기 마을, 구둔역....

해마다 와타 덕분에 만난 곳들이다.

일부러 오기엔 쉽지 않은 여정.

캠프 덕분에 올라온 기념으로 우리 스스로에게 보너스처럼

캠프 이후의 여가를 만들어 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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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가 선택한 곳은 바로 여주의 신륵사.

사실 '영릉'이 우리의 목적지였으나 목적지로 가는 중간에 만난

'신륵사'란 이정표에 내 마음이 확 당겨 즉석주문을 했던 곳이다.

드디어 신륵사를 만난다는 기쁨과 설렘으로

뿌옇게 흐린 하늘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이 사찰은 어떤 느낌일까?

그런데 사찰하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느낌과는 좀 다르다.

평지에 사찰이 있나 보다....!! (호기심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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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를 하고 들어오는 초입부터 평평한 평지에 위치한 신륵사가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입구는 유원지가 있어 사찰과의 인연도 다른 사찰보다 쉬울 것 같은 느낌.

가장 신기한 것은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줄기를 바로 옆에 한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산에 위치하기에 강이 아닌 계곡 정도의 물을 생각했던 내게

정말 특징적으로 다가온 풍경이었다.

게다가 맞은편엔 워터파크도 건물도 보이고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였다.

유유히 남한강을 위로 흐르는 유람선까지...

독특하다, 독특해~~!!!

더불어 사찰과 함께하는 산하기관이 이렇게 많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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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낮게 내린 잿빛 하늘.

그 하늘 덕분인지 분위기가 더욱 운치 있어 보이는 곳이었다.

게다가 주변은 어찌나 정갈한지...(편의시설도...)

절로 합장을 하게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만난 곳에서 기와불사를 하고 경내로 들어섰다.

600여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향나무와 그 뒤로 보이는 조사당,

그리고 배롱나무를 지나 옆길로 접어드니 신륵사의 풍경이

고즈넉하게 펼쳐졌다.

여유롭고 한가로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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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농담처럼 장애아를 키우면서 허벅지 꼬집으며 인내를 토대로 사는

울 엄마들의 몸에서 사리가 나올 것 같다고 하곤 했는데...

많은 세월의 풍파를 겪으면서도 남아있는 부도를 보니

나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수양을 하면 저리 될 수 있을까?

내 몸에서 사리가 나오길 바라지는 않지만 그만큼의

인고의 노력으로 발달장애를 가진 내 아이가

이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은 마음.

절로 합장을 했다...


20160828_155916.jpg 극락보전과 다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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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인연을 쌓았으니 백팔배는 당연한 여정이었다.

아들에게 백팔배를 제안하니 자연스럽게 나와 함께 했다.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정갈한 마음으로 백팔배를 하고 싶었다.

백팔배를 하는 동안은 그저 오로지 백팔배만 하곤 한다.

다 마치고 나서 마음을 정갈히 하고 소원을 빌곤 하는데...

수능이 백일도 채 남지 않은 아들을 위한 소원을 빌었다.

다르게 뭔가를 하기보다 땀 흘리며 백팔배를 하는 마음으로

정진하고 노력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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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인연으로 발길이 닿았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다.

제법 많은 보물들~!!!

길고 긴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역사의 현장을 함께 했을까?

수령이 600여 년이 넘은 은행나무를 지나 만난 다층전탑 또한

이채로운 탑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더불어 그 위와 아래로 있는 풍경은 또다시 나를 감동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대장각 기념비와 강월헌까지...

풍경도 아름다웠고 역사가 주는 의미도 새로웠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역시도 감동을 배가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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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륵사에서 만난 최고의 풍경을 꼽으라면 역시 강월헌 인근의 풍경이다.

남한강의 유유한 흐름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곳.

굽어 내려다본 남한강의 흐름에 시 한 수 절로 나올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인해 유원지가 생기고 여유로움의 정적을 깨는

유람선의 노래도 있었지만, 그 역시도 현시대의 풍경 이리라.

조금은 지친듯한 아들이 철퍼덕 자리를 펴고 앉은자리...

그 앞으로 위태로운 경사를 뒤로 하고 의연하게 핀 무궁화~~

찌뿌둥한 잿빛 하늘 아래에서 홀로 고고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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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좀 더 무르익으면 신륵사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문득 신륵사의 10월이 너무도 궁금해졌다.

산사의 사찰이 아닌 강변의 사찰...

정갈하고 고즈넉한 아름다운 사찰...

세월의 나이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수령의 나무들...

흐린 하늘 아래 스멀스멀 스미는 어둠의 그림자에

돌아가는 나그네의 마음이 바빠졌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계절에 다시 와서 그 다양한 얼굴을 보고 싶다.

그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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