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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서로의 마음을 모아 함께 하는...
-대전 발달장애인 생존권 쟁취 투쟁 농성장의 풍경
by
최명진
Oct 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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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생존권 쟁취 투쟁을 시청에서 시작한 지 벌써 12일째다.
시간의 흐름에 비해서 늘
더딘
삶의 현장...
유난히 비도 많은 올해 가을을 우린 그렇게 대전시청의 천막농성장에서
보내고 있다.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된 전이나 후가 별다를 게 없는 현실...
더 이상 내몰릴 수 없는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모인 부모들이다.
그 절박함을 알기엔 세상은 아직 척박한 땅과 같다.
발달장애인에 대해서 아는 것도 중요하고,
그로 인해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어떤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돌아보고 손잡는 행동이 절실히 필요한 시간...!!!
농성장의 아침이 찾아올 즈음,
아들들의 아침을 준비하러 잠시 들린 집.
감사하게도 엄마의 이런 결단에 대해 마음을 모아주는 가족.
잠시지만 얼굴도 보고, 등교하는 아들들을 사랑의 마음을 담아
안아주고 행복한 하루 되길 마음으로 전하는 나는 그냥 평범한 엄마다.
아들들을 보내고 다시 농성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잡는 나팔꽃~!!
누군가가 공터에 뿌리를 내리도록 했기에 이토록 어여쁜 꽃을
볼 수 있는 것이리라.
화려한 환경이 아니라도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에 눈이 간다.
마치 울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을 바라는 절박한 내 마음에
등불이라도 밝히는 것처럼 환하게 핀 나팔꽃...
너도 내 마음을 아는 것 같구나...!!!
딸의 소식을 듣고 안쓰러운 마음이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하신 친정엄마~~!!
잠시 시골에 들릴 수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물으셨다.
못난 딸이 좋아하는 으름이 알맞게 익어 수확을 해야 하는데
가지러 올 딸의 의견조차 이리도 조심스럽게 물어야 하는지...
휴일을 이용해 잠시 다녀왔다.
작년엔 제한급수를 할 정도로 비가 아쉬웠던 곳이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비가 부족해
열심히 물을 주어서 키우셨단다.
그런 아버지의 정성 덕분이었을까. 슈퍼사이즈의 으름이 눈에 들어왔다.
아~~ 이 달콤함~~ 농성장의 노곤함을 녹여주는 사랑의 맛~!!!
어렵게 내려온 딸에게 몇 박스째 통째로 안겨주셨다.
맛나게 먹고 힘내고, 건강 잘 챙기라고...
달콤한 맛을 최대한 맛볼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제때에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사랑이 가득 담긴 으름을 박스에 켜켜이 담았다.
혹여나 알갱이가 일그러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면서...
으름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으나, 알고 있는 사람은 귀한 것이라
무척 반가워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 덕분에 난 며칠에 걸쳐 먹기 좋게 벌어진 으름을 담아갔고
으름의 추억을 아는 분에겐 추억의 맛을,
처음 으름을 만난 분에겐 새로운 만남을 이어주면서
정말 의미롭게 으름을 소비했다.
귀한 사랑의 으름을 전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매일 11시 집회를 제외하고도 농성장을 지키는 우리를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더욱 힘을 내며 나아가고 있다.
농성장을 찾아주신 정기현 시의원님이 써주신 문구가 가슴에 사무친다.
'국민소득 이제 3만 불인데 아직 더 기다려야 하나요?
바로 시행해도 이르지 않습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갈 사회를....'
이런 마음의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지리라.
비가 제법 내린 날에도 이어진 11시 집회~!!!
우비소녀가 되어 함께 한 어머님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농성장에서 버거운 삶의 무게를 빼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가슴에 짜릿한 통증이 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농성과 함께 시작된 가슴의 통증...
숨을 쉬다가도 따끔한 통증에 절로 가슴을 쥐게 만드는...
비단 나만 이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발달장애자녀들과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함께 오시면서
손에 손에 들려온 사랑과 정성 가득한 음식들...
이 마음이라면 무엇이 불가능할까?
농성장에 있다 보니 필요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때마다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고 챙기시는 분들이 계시다.
전기를 쓸 수 없으니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우리의 환경을 보고 부모님이 가져오신 요상한 통 하나~!!!
핸드폰 충전조차도 어려운 상황을 보시고 바로 가져오신 것이다.
그냥 보기엔 맥주통인데 가만 살펴보면 전문가의 손길로 만들어진
유용한 충
전
통이다.(이름을 잘 모르겠다...)
덕분에 핸드폰 방전이 될까 걱정했던 것이 사라졌다.
며칠을 써도 좋을 만큼이 저장되었단다.
천막에 들리는 분들마다 이 요상한 맥주통에 관심을 보이실 때마다
나는 힘주어 말하곤 했다.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이 자녀와 함께 캠핑을 가기 위해서
만드신 사랑의 충
전
통입니다.
자녀와 함께 의미로운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부모님은 이렇게
맥가이버가 되시기도 합니다
.
이
렇게
없는 것을 만들어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부모님처럼
발달장애인법에 의거한 지원을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젯밤은 처음으로 천막이 환해졌다.
충전한 스탠드로는 어려움이 있어 그냥 지내고 있었는데
어둠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하라고 발달장애 자녀를 둔 그 아버님이
당신의 또 다른 발명품인 전구를 보내신 거다.
맥주통에 꽂으니 주변이 환하게 밝아졌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자녀와 함께 하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을 환하게 밝히는 것 같아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때맞춰 천막을 방문하신 아버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몇 차례의 비 덕분인지 천막의 밤은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지고 있다.
딱딱한 바닥과 차고 올라오는 습기~~!!
그 습기를 막아주고 보온을 위한 스티로폼을 또 다른 부모님께서 기증해주셨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았으니 이전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이 되었다.
차디찬 농성장 천막에서 밤을 보내는 우리를 안타까워하시는 부모님들이
전해주시는 사랑 덕분에 더욱 힘이 난다.
이 모습이 불편한 분들은 비단 울 부모님들만은 아닌 것 같다.
농성장을 접길 바라는 마음은 같으나 방법이 다른 사람들...
그러나 소통과 이해를 통해, 책무성을 통해 그 길을 만들어 보리라.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소박하다.
장애자녀와 이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
그 소망의 길을 만드는 것이 이토록 어렵단 말인가.
헌법 10조에 있는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졌음에도
여전히 소외되고 인권침해 속에서 살아가는 발달장애인들....
그들의 바람과 정책제안은 당연한 권리일 뿐이다.
오늘 창으로 스미는 햇살이
눈
부시다.
비가 내리고 나니 더욱 눈부시게 풍경들이 아름답다.
천막의 가을도 이처럼 아름답게 보일 수 있을까?
눈에 보이는 불편함에 안타까워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장애가족을 생각하는
지자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시간이 길지 않기를 바라본다.
오늘도 그 길을 향해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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