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울산 간절곶과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서의
추억
-장애부모 휴식지원에 함께 하다....
by
최명진
Nov 13. 2016
아래로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설렘이다.
특히나 좋아하는 사람과의 여행이라면 더욱 그렇겠지...
우리 장애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에게는 또 하나가 있다면
자녀를 떠나 편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포함할 것이다.
떠나고 싶다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떠나지 못하는 엄마들,
그 엄마들과 함께 '부모 휴식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함께 한
울산에서의 1박 2일~!!!
그냥 떠나라고 하면 떠나지 못하니 기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아이 때문에 쉽게 떠나지 못한다.
그러기에 자녀들과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했다.
함께 떠나지만 엄마가 자녀들을 신경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시간을 고려하고 계획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자녀들과 함께하니 어머님들은 그냥 자신만의
시간을 같은 처지에 있는 엄마들과 즐기면 된다.
복지사와 자원봉사자는 장애 당사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는 어머님들과의 시간을 맡았다.
울산은 글을 쓰면서 만난 인연이 있는 지인이 있기에
한 번은 꼭 갔으면 하고 목록에 넣어두었던 곳이었다.
그러나 인연이 닿지 않았다가 이번 부모 휴식지원 덕분에 드디어
발길을 닿았던 곳이었다.
며칠간 제법 날씨가 쌀쌀해서 걱정했는데 우리의 마음을 알았는지
출발하는 날은 날씨도 예보에 비해 좋았고 포근했다.
얼마나 감사한지...
이른 아침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님들의 얼굴에 미소가 넘쳤다.
울산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작년에 인연을 맺었던 어머님과 대화가 이어졌다.
부모 휴식지원을 통해 얻은 에너지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는
어머님 덕분에 일에 대한 뿌듯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런 어머님들이 더 많아진다면 더욱 좋겠다...
우리가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간절곶~~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소녀 미소를 지어 보이는 어머님들.
그 어머님들을 바라보며 나까지 덩달아 행복해졌다.
장애자녀들은 사회복지사, 봉사자들과 자수정 굴에 가서 시간을 즐기고
우리는 간절곶을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커피숍에서 수다~~!!
남편을 처음 만난 인연에 대해서 얘기하자고 해놓고
결론은 또 장애자녀의 이야기로...
어쩔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1박을 위해 마련한 펜션에서의 시간도 수다로 이어지고...
어머님들이 쉬는 사이 펜션 주인과 복지사들이 마련한 맛난 저녁으로
그 시간을 즐겼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이어진 수다와 삶의 질곡~~!!
그냥 간절곶을 산책할 땐 만년 소녀 같던 어머님들의 절절한 이야기가
밤이 깊어갈수록 농도를 더해 이어졌다.
소설을 써도 몇 권의 연작소설이 나올법한 이야기들.
장애자녀를 두었다는 이유로 겪게 되는 아픈 기억들...
그럼에도 우린 웃었다. 공감의 마음으로, 위로의 마음으로..!!!
다음날 간 곳은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포경을 했던 역사를 돌아볼 수 있었다.
선장을 하셨다는 분의 자부심은 그만큼의 회포를 만들고...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인증샷 한 컷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바다가 보이는 곳,
바다 사람들의 삶의 터전....
문화마을을 돌다가 만난 오래된 사진 아래 써진 글, [환상의 섬]~!!!
'어~~ 환상의 섬은 내가 좋아하는 윤수일의 노래 제목인데...'
어머나~~ 윤수일이 이곳 출신이었음을 나는 곧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복도를 통해 들어간 교실에는 윤수일의 사진이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지금도 내 차 안에는 윤수일의 테이프가 있다.
수년 전, 아들이 다니던 복지관 바자회에서 백 원을 주고 산 테이프~~!!
그곳에는 내가 좋아하는 '환상의 섬', '유랑자', '제2의 고향', '아파트'등의
노래가 들어있다.
멀리 교육을 갈 때, 라디오가 잡히지 않으면 그냥 틀어놓고 듣는 노래 테이프다.
반갑고 반갑다...!!!
환상의 섬이란 노래가 나올 수 있는 풍경이구나...
어린 시절 학꼬방을 했던 우리 집,
나열된 과자들을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올라왔다.
첫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서 물건을 떼어오고 팔았던 유년시절의 내가
그곳에서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추억을 되찾아 쫀드기를 사서 어머님들과 나눠 먹었다.
모두들 추억을 얘기하며 맛나게 먹었다.
역시, 공유된 추억이 갖는 힘은 크다...!!!
1박 2일의 시간은 금방 흘렀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돌아오자 아쉬움을 토로하는 엄마들.
그래도 즐겁게 보냈다니 다행이다.
간간히 자녀들을 떠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더 고려해야겠다.
부모가 건강해야 장애자녀가 건강할 수 있으니까.
일은 할수록 숙제가 쌓이지만 그럼에도 피로 뒤에 오는 뿌듯함이 좋다.
좋은 풍경을 보고 힐링도 하고, 장애자녀들과 어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함께 나눔도 좋았다.
좋은 날씨만큼이나 행복하고 좋았던 시간이었다.
keyword
고래문화마을
간절곶
장애부모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최명진
취미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포토그래퍼
해바라기를 사랑하는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엄마의 세상 만나기
팔로워
1,059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나에게 인권이란?
그동안 수고했어...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