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 있으시죠?

-김제동의 따뜻한 위로를 받다.

by 최명진


시절의 하 수상함 덕분인가?

마음이 싱숭생숭~~!!

무엇이 문제인지를 인식하기도 전에

멀미를 하듯 울렁대는 가슴에 뭐라 말도 못 하고 냉가슴을 앓았다.

물론 주어진 현실의 어려움이 내 가슴팍을 쥐어뜯고 어렵게 했겠지만

시절의 하 수상함은 위로가 아닌 분노와 불신을 주고 있으니...

무언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쉬게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그때 우연히 만난 것이 김제동의 [그럴 때 있으시죠?]란 책이었다.



헌법 제1조 2항에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1조 2항입니다.

그 말은 무슨 제1조 2항에 '국민에게 한 번만 얘기하고, 나머지에는 '권력'이라는

단어가 우리 헌법 전체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전부 다 '대통령의 권한',

'국회의 권한', '행정부의 권한', '사법부의 권한' 이렇습니다.

그래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오로지 국민에게만 있고, 나머지는 모두 권한,

즉 국민이 가진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들이다.


- [그럴 때 있으시죠?] 322p


권력이 시민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 그들이 가진 힘이 우리 국민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우리는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섬겨야 할 시민임을 알려주는 것. 뭘까요?

바로 투표입니다.


인위적으로 투료를 빼먹은 적이 없다.

응당 국민으로서의 역할이기에 열심히 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겠지.

그리고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해야겠지.

정치는 나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가장 우리를 흔드는 것이라는 것을

시간이 흐를수록 알겠다.

미흡하나마 관심을 가지고 나뿐만 아니라 주변을 살피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며 살아야겠다.




삭발 시위 대신에

파마 시위 같은 거 하자고요.

파마약 냄새 팍팍 풍기면서.


힘없는 사람들이 끽소리 낼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어요. 힘없는 사람들의 얘기에

귀 기울여주는 세상이면 좋겠어요. 억울해서 얘기하는데, 답답해서 얘기하는데,

그걸 "쟤들은 맨날 징징대"라고 매도해버리지 않는 세상이면 좋겠어요.



기차를 타고 가면서 책을 읽다가 혼자서 웃다가 눈물이 났다.

그러게...

장애아들을 둔 덕분에 별의별 일을 다 해보았는데...

그중의 하나가 삭발이었다. 두 번을 했었다.

농담처럼 삭발 대신 파마나 탈색은 어떨까를 위로와 허탈함을 안고

주고받았었는데...

김제동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해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우리의 '절박함'이 그들에겐 징징대는 아이처럼 보인다는 것이,

그러한 역지사지의 감성조차도 없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

사무치게 가슴을 아프게 했던 기억이 떠올라 혼자 울다가

그래도 마음 보듬어주는 사람이 있어 다시 피식 웃었다...

내가 이렇다...!!!



유언비어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불확실성이거든요. 불확실하니까 사람들이

전부 다 불안에 떠는 비밀이 없어야 해요. 확실하게 정보를 공유하면 정부와 국민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런데 비밀을 너무 많이 만드니까 국민들은 계속 불안하고, 그러다 보면 유언비어가

돌고, 그러다 보니 또다시 유언비어 유포하는 사람을 잡아넣겠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누가 잡혀 들어갔나요? 낙타가 잡혀 들어갔어요. 도대체 낙타가 무슨 죄예요?

정부의 존재 이유, 다른 거 없습니다. 국민들이 불안해하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아이. 그런 거 아니다. 걱정하지 마라." 또는 "그런 거 맞는데 지나치게 걱정하지 마라.

책임은 정부가 진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죠.


그래야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잖아요. 쫌!!


그러게요....

왜 그런대요.

무엇이 중헌디요...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

제발 이랬으면 좋겠네요.




"고통받는 자들에게 충고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그들에게 멋진 설교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다만 애정 어리고 걱정 어린 몸짓으로 조용히 기도함으로써, 그 고통에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곁에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조심성. 그런 신중함을 갖도록 하자.

자비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경험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가장

정신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다."

아베 피에르 신부의 [단순한 기쁨]이란 책에서 이 구절을 읽으며 창밖을 바라보는데 어디서

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저를 빤히 바라보는 주일 아침입니다.

-347P



가끔 나도 모르게 하는 충고와 설교...

반성한다.

특히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지 말자.

충분히 말로 충고하고 설교하는 자들은 많이 만났다.

그러나 그들의 삶에 함께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음을...


대전시청 전시실에서 만난 글~!



난 인연을 귀히 여긴다.

그래서 복 중에 최고의 복을 인복이라고 말하곤 한다.

참 좋은 인연이다.

비록 직접적으로 만나는 인연은 아니지만 그냥 앞에 앉아서 사람을 만난 것처럼

가슴이 따뜻해진 시간이었다.

때론 나를 너무 자책하지 말고 보듬어주어야 함을,

세상의 일들에 대해서 나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함께 하고 있음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다.

창으로 스치는 햇살이 참 좋다.

비록 문을 열면 스밀 찬 기운이겠지만

누군가에게 창처럼 그 찬 기운을 막아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 마음으로 남은 12월 출발이다.



대전시청 전시실에서 만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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