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루 24시간을 보냈지? 그녀는 정신없이 자신을 스쳐간 시간을 돌아본다.
벌써 새벽 1시~ 시간은 참 빨리도 흐른다 생각을 한다.
오늘은 그녀의 14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 갈수록 사는 것이 척박해지는지 금년엔 결혼기념일을 잊을 정도로 남편과 그녀는 그 시간을 잊고 있었다.
다행이도 전날 사무실에서 주는 떡케이크를 받으며 그 시간을 떠올린 남편과 그 남편이 들고 온 케이크를 보며 무슨 날이냐고 묻는 그녀에게 남편이 해준 말에 겨우 기념일을 떠올린 그녀~~
“아~~ 그렇구나...정말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어...이젠 기념일 챙기기도 지쳤나?”
그녀의 24시간은 모두에게 주어진 같은 시간인데 그녀의 시간은 참으로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늘 시간을 도둑맞은 사람처럼 황망히 깊은 밤에 하루를 돌아보곤 하는 그녀이다.
전날은 그녀에게 있어서 가슴이 철렁한 날이었다. 이젠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싶었던 그녀의 아들이 엄청난 불안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수영장이 수리중이어서 다른 곳의
수영장을 다니는 그녀의 아이~ 한 달을 너무도 잘 다녔던 아이였는데...
함께 수영하는 형과 친구가 사정이 생겨 오지 못한다고 할 때도 혼자서 잘 할 수 있다고 하던 녀석이...자신이 다니던 수영장을 지나치면서부터 전에 다니던 수영장을 가고
싶다고 징징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컨디션이 좋으면 모르지만 이 상황에선 안되겠다 싶어서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으니
녀석은 또 수영은 하겠다고 했었다. 그렇게 녀석은 혼자서 남자 탈의실에 들어갔고
그렇게 소리쳐 서글픈 울음을 토해냈다. 남자 탈의실에 들어갈 수 없는 그녀는 밖에서
녀석을 불렀지만 녀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영을 하겠다며 나오지 않고 울부짖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밖에서 속울음을 울어야했다.
겨우 온 선생님이 아이를 진정시키고, 자신의 조카가 자폐여서 이런 상황이 얼마나
어려울지를 안다며 위로를 해주시는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는 그 상황을
지났었다. 그러나 그 일은 근래 들어 몸이 많이 안 좋은 그녀를 자극했는지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의 통증은 그녀를 압박해 들어왔다. 그렇게 그녀는 그 밤을 보냈다. 그녀의 남편은 그런 그녀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이 밝았고 그녀는 또 다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일상을 시작했다.
오늘은 그녀가 조치원으로 장애인식교육을 하러 가는 날~
전날의 일로 두방망이질하는 가슴을 쓸어안고 출발을 했고 그녀는 그렇게 교육을
마쳤다. 아들에게 일이 생길 때마다 그 통증을 끌어안고 아무렇지도 않게 주어진 일을
해야하는 순간들이 어려운 그녀~ 특히나 그녀의 아들과 관계된 장애에 대한 일을 할
때마다 그녀는 통증을 호소하곤 한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예약된 병원에 갔다가 아이의 복지관으로... 다시 집으로... 계획된 하루가 끝났다.
그때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결혼기념일인데...우리 아이들 데리고 저녁이라도 함께 해야지...”
얼마나 감사한지...아이들의 요청에 따라 메뉴를 정하고 그렇게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돌아서는데 발견한 두통의 부재중 전화~ 같은 사람이다...
그녀가 전화를 한다. 전화를 타고 오는 상대방의 여인이 울고 있다...
남편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 나가야할 것 같다고 전한다.
남편은 그녀를 다시 약속 장소로 태워다 주고 들어간다.
그렇게 그녀는 또 다른 슬픔을 안고 있는 여인을 만났고 그녀와 시간을 보냈다.
노래라는 것이 그런 것일까.
내 맘을 대신해주는 감성의 노래가 가슴으로 스미는 날,
사람들은 혼을 다하여 노래를 부르곤 한다. 그녀가 만난 여인은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토해냈고 그녀는 그 여인을 바라보며 가만 생각한다.
‘얼마나 어려웠을까...나라면 저 시간을 견딜 수 있었을까...’
그 어려운 시간에 나를 떠올리며 나를 찾아준 그녀가 오히려 감사하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땐 눈물범벅이었던 여인이 조금씩 웃음을 찾으며 이야기를 할 때
그녀는 참 잘 왔다고 스스로를 칭찬한다.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그런 삶을 살고 싶은 그녀에겐 그 시간이 참으로 복되고 의미로운 시간이었음을
되뇌인다. 거의 시간이 끝날 무렵 그녀는 여인에게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라고 말을 한다. 여인은 남편에게 꼭 감사의 말을 전해달라고 말을 한다. 돌아나오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핸드폰을 열었던 그녀는 그만 울컥한다.
‘노래방에 왔다 간다. 아주머니가 노래를 부른다. 제목은 잘 모르겠다...그냥 간다.’
그녀의 남편이 다녀갔나 보다. 함께 한 여인의 목소리가, 노래가 너무 구성져 차마 아는 척을 하지 못하고 그렇게 자리를 떠난 남편을 그제서야 알게 된 그녀~~
삶의 이유를 찾는 순간이다. 전날의 아픔에도 오늘의 생각지 않았던 약속에도 그녀를 믿고 시간을 주는 사람~~ 삶은 이렇게 서로 어우렁 더우렁 더불어 살아가는 것임을 그녀의 남편은 몸소 말해주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왜 그냥 갔냐고 하니 아직 끝날 시간이 아닌 것 같아서 돌아왔단다.
풀어야할 시간이 더 남은 듯해서 그냥 돌아왔단다. 그녀는 그런 그녀의 남편에게 ‘고마워’ 한 마디를 던졌다. 그녀의 남편은 그렇게 텔레비전을 보다가 이불도 펴지 못한 채
잠이 들었고 그런 남편에게 이불을 깔아주는 것으로 그녀의 마음을 전한다. 그렇게 하루가 흘렀다. 참으로 길고도 짧은 하루~! 찢어질 듯 아파도 살 수 있음은 함께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녀는 그녀의 남편에게서 그 삶을 배우고 그 남편에게서 배운 삶을 다른
사람과 더불어 나누며 살려 한다. 그녀와 울음과 웃음을 함께 하며 노래를 불렀던 여인이 깊고 평안한 잠을 자길 바라며 그녀는 하루를 마감한다. 감사하다...
2011년 11월 10일에 쓴 그녀의 글을 돌아본다.
그때의 절박함이 가슴으로 스며 그녀는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린다.
'괜찮다. 괜찮아... 잘 견뎌냈어...'
이것은 그녀의 논픽션 생생 라이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오늘도 희망과 믿음으로 소중한 남편과
열심히 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