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크리스마스이브

ㅡ시국대회에서 맞은 이브 풍경

by 최명진

해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무엇을 할까를

생각하곤 하지만 그다지 특별하지는 않은 시간을 결국 보내곤 했다.

올해는 특히 어수선한 시국에 성탄절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걸맞지 않은 것 같아 조용히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상황과는 상관없이 장애가 있는 아들 덕분에 성탄절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케이크와 선물에 잠시 미소를 지었다.

학교에서 만들어온 성탄 케이크와 복지관에서 받아온 선물...

그리고 특별하게 고마워 우체국에서 온 곰산타인형 선물까지...

어떤 연유로 아들에게 이 선물이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채로운 선물이었다.

선물을 들고 활짝 웃는 아들의 미소가 내겐 최고의 선물이었음을 고백한다.


거기에 수능을 끝낸 아들의 요청으로 이른 아침에 본 영화 [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는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인생을 되돌릴 10번의 기회가 내게 주어진다면 어디로 돌아갈까?

내 결론은 없다. 되돌려 돌아간다한들 얼마나 달라질까를 생각해보면 그다지 큰 변화는 없을 듯하다. 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어쩜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적응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은 아닐지...

30년 전의 내게 돌아가 미래가 이러하니 젊은 나에게 죽음과도 같은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 또한 이기적인 것은 아닌지 생각도 해보았다.

미래를 알 수 없으니 도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마음만큼은 심금을 울렸다.

이전에 보았던 [ 자백 ]과 [판도라]에 비해 편안하게 볼 수 있어서

성탄 영화로 좋은 선택이었다는 아들의 후기 소감까지...

역시 함께함은 좋다.



휴일의 이른 출발은 그만큼 피로도 빨리 온다.

영화 관람 후, 두 아들과 패스트푸드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와 잠시 휴식.

오후에 있을 대전 5차 시국대회를 가기 위한 휴식을 최대한 즐겼다. 아들이 만들어온

케이크로 입도 즐겁고 포근한 이불속도 편안했다.

시국대회 장소에 함께하겠다는 아들의 친구가 집에 도착했고

우린 그렇게 타임월드 앞으로 갔다.

제법 싸늘한 날씨임을 알기에 최대한 준비를 했다.

몇 겹의 옷과 핫팩, 돗자리, 따뜻한 음료까지...

장소에 도착하니 아는 분들이 제법 있어 서로 인사를 하며 자리를 잡았다.


시민들의 시국발언을 들으며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수선한 시국은 참으로 안타깝지만 그를 통해 시국에 대한 관심과 공감으로

하나가 되는 모습은 의미로운 것 같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학생들의 발언은 어른인 우리들을 반성케 하는 힘이 있다.

부끄럽지 않은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후안무치의 현실을 그들은 왜 느끼지 못할까.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느끼고 행동으로 실행하길 바라본다.

성탄절 이브를 시국선언장에서 함께하는 가족들을 위해

산타분장을 한 청년들이 선물도 주고... 인증샷도 찍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나눌 수 있었던 성탄절은 없었던 듯하다.



시청 인근에 성탄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거리가 있어 두 아들과 함께 걸었다.

시국대회가 끝난 자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하게 정돈이 되었고,

이젠 인근의 크리스마스 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어깨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오늘 스친 많은 인연이 결코 스친 인연이 아님을 시국대회를 통해 절감하는 이즈음이다.

어느 순간부터 아들의 입에서는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나도 더불어 따라 부르며 조금은 색다르지만 기억에 또렷이 새겨질 2016년의 성탄절

이브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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