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곳은...
-대청호, 현암사에 다녀오다.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유혹 속에서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문득 장철웅의 [서울 이곳은]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가끔 분주한 일상에 쫓기면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노래 중의 하나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도심의 분주함과 편리함에 무심히 살다가
홀연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거나,
조용히 사색하고 싶을 때 가까이 있는 대청호를 찾곤 한다.
여전히 내겐 휴식과 위안을 주는 곳...
사시사철을 찾아도 한 번도 배신을 하지 않는다.
사계절이 주는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고도
생색을 내지 않는 대청호.
그저 가끔이든, 자주든 오기만 하면 반겨 맞아준다.
마치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나는 그 책의 꼬마처럼 그렇게 엄마 품에 안기듯 대청호에 안긴다.
참 포근하다.
올해는 가뭄이 심하지는 않았나 보다.
물도 적당하다.
우리가 고요 속에서 여유롭게 걷던 길도 한가로이 우리를 맞았다.
우리와 같은 사람이 있었나 보다.
눈 위로 발도장이 꾹꾹 찍혀있다.
그 누군가도 우리처럼 여유로운 산책을 하고 갔겠지.
그리고 우리처럼 추억의 페이지에 담아두겠지.
그들과 나는 공감의 버스를 탄 사람들이다...
이른 석양에 발길이 멈춘다.
역광이 주는 묘한 매력을 다시 한번 담는다.
아들의 말에 의하면 역광이 주는 매력은 적당히 가려주는 것이란다.
얼굴의 여드름이 신경 쓰이는 아들에게 역광은 또 다른 의미이다.ㅋㅋ
세 남자의 실루엣을 담는다.
늘 나를 꿈꾸게 해주는 사람들,
나의 든든한 지지자들...
한 컷에 내 사랑의 마음까지 담아본다.
내친김에 구룡산 현암사까지 가기로 했다.
큰아들의 말에 의하면 휴일의 백팔배는 여유롭게 하고 싶단다.
외출을 하면 그곳에서 만나는 사찰에서 하는 것이 좋단다.
같은 백팔배이지만
집에서는 운동과 정진의 기분으로 한다면
사찰에서는 성찰의 기분으로 하게 된다.
우린 그렇게 내방자를 위해 정갈하게 정돈된 철계단과 돌계단을 올라
대웅전에 들어 백팔배를 했다.
올라올 땐 귓전을 스치는 찬바람에 몸이 움츠러들었는데
백팔배를 마치고 나오니 그 바람마저도 여유로웠다.
대청호 석양을 만나는 것은 또 다른 보너스~!!!
현암사에서 내려다본 대청호의 풍경이 참 아름답다.
통, 통, 통... 경쾌한 철계단의 울림을 들으며 내려오니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눈사람 한쌍이 우리를 맞는다.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울 두 아들 같다.
올해도 이렇게 사랑하며 살아가자...!!!
***민족의 명절 설이 다가오네요.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한 명절과 2017년 엮어가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