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으러 농다리 건너볼까?

-진천 농다리를 건너다.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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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다 보면 여러 번 만나는 곳이 있다.

여행 길목이기에 그렇게 스치는 곳이다.

지나칠 때마다 '생거진천'이라고 쓴 글이,

그 아래로 넓적하게 놓인 농다리가 늘 눈에 걸렸었다.

호기심쟁이 아지매의 눈에 들어온 순간부터

꼭 가보리라는 마음이 생기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만 실천이 문제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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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 캠프를 다녀오면서 다시 그곳을 스치게 되었다.

이번엔 작정을 하고 캠프 갈 때 남편에게 저곳을 들리고 싶다고

선포를 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캠프의 피로로 인해 조금은 염려가 되었지만

고맙게도 피로에 절어 잠이 든 내가 눈을 뜬 곳은 농다리 주차장이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주차장에 제법 많은 사람들과 차가 있었다.

드디어 이곳을 오게 되는구나...

감회가 새로웠다.


농다리를 건너면서 생각했다.

'참으로 친화적이다...'

넓적한 돌을 잘 구조화시켜서 흐르는 물의 흐름에 방해를 덜 주고

건너는 이들은 안전하게 건널 수 있으니 이 또한 지혜가 아닐까 싶었다.

생뚱맞게도 나는 농다리를 건너면서 우리의 소통을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서로를 고려한 여유의 공간이 있다면

또한 다름을 인정하며 어우러짐에 어려움이 덜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
진즉에 오진 못했지만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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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길을 달리다 지나치는 곳이어서 농다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리를 건너 길을 따라가니 생각보다 넓은 초평호가 우리를 맞았다.

아직 봄이라고 하기엔 쌀쌀한 날씨였지만 햇살만큼은 봄을 담고 있어서

산책을 하기엔 참 좋은 날이었다.

아들과 나란히 걸으면서 쏟아지는 햇살도 맞고, 넓게 펼쳐진 초평호길을

눈으로 담았다.

횡재를 한 느낌이랄까?

피곤에 절어 넋을 놓고 잠을 자던 나는 그곳에 없었다.

다만 호기심 가득 즐겁게 발걸음을 옮기는 아지매가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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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거진천 사거용인'이란 말이 있다.

그 생거진천의 이야기를 만화 그림으로 만날 수 있었다.

참으로 억울하지만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 추천석의 이야기...

길을 따라 걸으면서 그곳에 얽힌 이야기를 만나는 것은

옛이야기를 할머니한테 듣는 듯한 구수한 즐거움을 주었다.

아들과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추천석의 생거진천 이야기를 음미했다.

그 사이 저무는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들어

감성쟁이의 마음을 살포시 안아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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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야외음악당과 하늘다리까지 만났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눈의 호기심에 이끌려 온 곳인데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풍경이 편안했다.

조금 더 봄이 오면 이곳에 다시 와야겠다 싶을 정도로

마음의 평안을 주는 산책로였다.

정자를 향해 오르니 길도 또한 상쾌했다.

오랫동안 잊었던 등산을 잠시 하는 느낌...

찬 기운으로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며 심호흡을 할 수 있었다.

채도가 낮은 2월의 풍경이 나름 운치있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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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다리로 건너왔으니 이번에는 징검다리로 건넌다.

예전에는 많이 걸었던 징검다리.... 이제는 이조차도 반갑고 오래된 느낌이다.

지난가을 감성쟁이의 마음을 한동안 휘어잡았을 법한 억새들이

석양의 빛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캠프와 농다리를 만나는 휴식의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는 길.

생거진천 사거용인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사는 곳이 바로

최고의 삶의 터전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열심히 살아보자

마음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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