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있어도 오는 봄이지만
문 열고 나가 맞아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
마침 큰아들도 보성 녹차밭을 가고 싶다고 제안해
기회를 잡아 가족이 함께 가게 된 보성녹차밭.
스치는 바람은 아직 겨울과 바통 체인지를 하지 않았는지
볼을 시리도록 어루만졌지만
햇살만큼은 엄마의 품처럼 따뜻했다.
주변의 풍경을 돌아보았다.
작은 것이 사랑스러움을 자세히 보아서 알게 되었고
천천히 살펴보면서 그 나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곤 한다.
작년과 올해를 이어주는 주인 없이 돌아가는 작년 가을의 밤송이,
마른 가지에 생명의 심장이 있음을 알려주는 붉은빛 청미래 열매,
이른 시기에 피어 벌을 부르고 있는 붉은 동백...
어느 것 하나 사랑스럽지 않으며,
어느 것 하나 존재의 이유가 없으리.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담아본다.
가족과 굽이굽이 굽은 녹차길을 걸었다.
마치 이 굽이굽이의 길을 걸으니
인생길을 걷는 것 같다.
누군가에겐 치열한 삶의 터전을 이방인으로 찾아들어
그 삶의 현장에서 감사와 더불어 내 삶을 조망한다.
발아래로 내려다본 풍경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본 풍경도
모두 누군가의 끊임없는 손길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지 않은가.
3월을 열기 전,
가족과 함께 한 시간.
이제 내 품을 떠나 조금 더 넓은 세상에 나아가는 큰아들과
남은 자리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함께 할 우리 가족...!!!
올 한 해도 사랑과 건강이 함께 하길,
더불어 하는 사람들과 그 행복과 삶을 나누며 살길...
굽이굽이 굽은 길 따라가며
마음의 길밭에서 나를 다독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