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매화마을에 다녀오다
-그 매력을 잊을 수 없어라...
해마다 이맘때면 나도 모르게 상사병이 난다.
'가고 싶은데... 가고 싶은데...'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상사병에 걸린 사람마냥,
무언가를 해도 머릿속에 맴맴도는 영상 때문에
하나가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있다.
내 맘을 읽어봐 주면 좋으련만...
그때 내게 던져진 말 한마디...
"광양 갈겨?"....
메아리로 맴맴 돌아 결국 환한 미소를 짓는 떼쟁이...
바로 나다.
해마다 가면서 뭐가 그리 보고싶냐구?
아는 만큼 보인댔지?
그냥 그리운 거야.
그 풍경이...
그 은은한 향이...
전망대에 올라 매화가 덮인 풍경을 바라보면
십 년 근심이 날아갈 듯하거든.
그걸 어찌 그냥 보내....
역시 잘 왔다고 다시 쏟아지는 마음.
그런데 참 신기하다.
아니 이상하다.
다른 해에 비해서 날씨도 좋고 바람도 적다.
그런데,
그. 런. 데...
벌도 없네.
늘 광양에 오면 왱왱거리는 벌 소리가 귓전을 후볐는데
올해는 어쩐 일인지 벌이 별로 없다.
꽃에 날아드는 벌을 찍을 수가 없다.
뭘까? 이 섭섭한 마음은...
벌초하다 벌에 놀란 뒤 기겁하는 아들을 위한 배려인가???
아쉽고 아쉽다. 꽃이 이리도 어여쁜데...
올해는 축제가 없다 했다.
촛불민심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지난겨울...
이러저러한 일로 축제도 없는 꽃놀이...
그럼에도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의 그루누이처럼
매화향을 잊지 못하는, 그 풍경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내 마음인 양 찾아들었다.
이런 풍경에 하나의 부분처럼 찾아와 노래를 부르는 수와진...
그들의 마음이 꽃보다 아름답고 향기롭다.
가무잡잡하고 마른 사람...
몇 번을 보았는데도 아들은 그가 유명한 가수인 줄 모른다.
그럼에도 성금을 넣고 난 또 그렇게 자리에 서서 노래를 들었다.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벌이 찾지 아니하는 꽃.
축제가 없어도 축제인 듯 시기를 잊지 않고 찾아온 상춘객.
그 무리에 끼어 또 하나의 추억을 새기는 우리들.
이른 아침 무거운 눈꺼풀 열어 오길 잘 했다는 서로의 위로.
그거면 되었다.
그거면 되었다.
가족이 함께 좋은 추억 하나 새겼으니 그거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