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암골 벽화마을 산책

-걸으니 좋다...!!!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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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마음이 허전했다.

이왕 왔으니 바람이라도 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 수암골 벽화마을을 제안했다.

어둠이 서서히 내리고 있는 수암골이 보고 싶었다.

벽화마을에 관심이 쏠리던 시절,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곳이었다.

인연은 소중하니 이렇게 이어질 수 있어서 또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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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매화를 만나러 갔다가 지리산 산동에 들렸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수줍게 벌어지는 노오란 산수유를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기가 일러서인지 아쉬움을 담고 왔었는데...

수암골에선 이제 산수유가 신구교체를 하면서 피고 있었다.

쪼글쪼글 말라가는 산수유를 두고 노오랗게 피어나고 있는 산수유~!!!

우리의 삶도 이와 같으리라.

산수유 열매를 중심으로, 새로 피어나는 산수유꽃을 중심으로 담아보았다.

모두 소중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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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골은 지대가 높아서 수암골에 오르면 청주시내가 보인다.

답답한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 이곳에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에 치여 작은 것 하나도 걸림돌이었던 순간을 이곳에선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차는 고사하고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골목길에도

정갈하게 벽화가 그려있다.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수암골을 이렇게 변화시켰으리라.

수암골이 이리 변화하리란 생각을 하지 못했던 시기에

누군가는 변화를 위한 다리를 놓았으리니...

이방인은 그렇게 그 노고에 감사하며 산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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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골에 처음 왔을 때 내게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이

연탄재에 그린 그림이었다.

그땐 제법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달랑 이 하나를 만났다.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담아보았다.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란 시가 떠오른다.

하~~ 여전히 감히 '그렇다'라고 답하기 어려운 상황.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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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골에 밤이 내렸다.

쪼금쪼금씩 내려가던 석양이 꼬리를 감추고

수암골엔 또 다른 화려한 밤의 풍경이 펼쳐졌다.

사실 수암골이 화려한 것은 아니다.

수암골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화려한 것이겠지...

낮에 보던 좁은 골목 구석구석에 정갈하게 그려진 벽화가

쉼을 위해 어둠에 자리를 양보하니

밤을 밝히는 불빛들이 그 자리를 아름답게 채우고 있는 것이다.

나름 아름답다.

벚꽃이 피면 발 디딜 틈도 없겠다.

그 인연을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순간을 충분히 즐기기로 했다.


그럼에도 역시 내게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가로등과 산수유의 아름다운 어우러짐에 정점을 찍는 나의 아들~!!!

사랑한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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