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첫날에 만난 이들

-만남을 감사하며...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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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첫날,

만우절도 잊었다.

그냥 모처럼의 여유로 아침을 즐겼을 뿐.

일 때문에 먼저 나간 남편,

남은 아들과 나는 여유로운 아침을 이어갔다.

"아들, 어디 가고 싶은 곳 있니?"
하고 물으니 아들은 대답을 주저주저한다.

미처 생각지 못했나 보다.


미용실도 갈 겸 점심을 먹고 나가려고 창밖을 보니,

아뿔싸~~!!!

처음엔 진눈깨비인 줄 알았다.

그냥 흘낏 보는데도 눈에 보이는 굵은 빗줄기...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마시던 커피를 마셨다.

마치 하늘이 만우절날을 기념하듯 환하게 밝아오는 거다.

언제 비가 내렸나는듯...

반가운 마음에 아들과 바로 준비를 하고 나왔다.


나가기 전에 주변을 살폈다.

늘 우리에게 봄을 먼저 알려주는 이들을 만나야 한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노오란 산수유~!!!

3주 전 지리산 산동에서 만났던 산수유가 이제 피고 있는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늘 고 앙증맞음이 사랑스럽다.

만우절을 기념하듯 빗방울조차도 머금고 있지 않는 산수유.

반가운 마음에 활짝 개인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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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매화~~!!

계절을 가장 먼저 알리는 매화이기에

다른 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낼 즈음이면 이별 준비를 하는 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방울 머금은 모습을 담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담기는 어려웠다.

대신 후드득 내리는 굵은 빗방울에 꽃비로 내렸을 꽃잎들이

양탄자인 양 바닥을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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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파트 뒤편으로 가야 한다.

가장 양지바른 곳이어서 아파트의 봄을 먼저 알려주는 곳.

바닥부터 살핀다.

무엇이 있을까?

색이 밝아서인지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민들레...

어여쁘다.... 봄은 고양이가 아닌 노랑이라는 듯 밝게 맞아주었다.

꽃 속을 찾아온 손님을 민들레는 반겨 맞아주는 것인지 궁금궁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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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벌써 피었나?

내 눈을 의심케 한 것은 바로 제비꽃~!!

양지바른 곳에 몇몇이 무리를 지어 어여쁘게 피어있었다.

보라색 제비꽃을 좋아하는 언니가 스치는 순간이었다.

마치 언니를 만난냥 반가운 마음에 담았다.

곧 있으면 주변이 제비꽃 잔치가 될 것 같다.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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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가가서 만난 이는 바로 명자꽃~!!!

해마다 아파트의 봄을 먼저 알려주는 꽃이다.

신. 구의 세대교체를 알리듯 그렇게 피어있다.

작년의 열매는 아직 썩어 떨어지지 않았는데

한편에선 어여쁘게 명자꽃이 피었다.

그들의 세대교체가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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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자두나무 꽃~!!!

살벌하게 가지를 제거당하고도

'나 살아 있오.'를 외치듯 당당하게 꽃을 피웠다.

유난히 '아니 벌써~~'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었다.

해마다 많은 꽃과 열매를 맺지만 정작 그 열매는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진드기의 밥이 되어 우수수 떨어지기 일쑤인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다.

그들의 안녕을 기원해 본다.


아들과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내 얼굴은 환한 미소가 내려앉았다.

이렇듯 가까이 있는 봄을 만날 수 있으니 어찌 아니 좋을까?

더구나 가물었던 봄날에 시원한 비로 샤워를 한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정갈하고도 어여뻤다.

멀리 가지 않아도 봄은 도처에 있다.

다만 그들을 만날 마음의 여유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우린 봄을 만나기도 하고 그냥 스치기도 한다.

다행이다.... 이렇게 가까운 봄을 만나서... 그리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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