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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밑줄 긋는 여자
-생각을 줍는다...
by
최명진
Mar 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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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된 연유인지 올해는 특별하게 새해 결심도 목표도 없이 시작했다.
그냥 흘러가는 시간을 만나다 보니 2017년이 되었다.
정신없이 바빠서라기 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무언가를 한다는 자체도 마음으로 결심을 하고 실행하는 것인데
그 조차도 하지 못한 게으름으로 시작한 해가 되어버렸다.
아쉽지만 타이머신을 타고 갈 수 없으니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자고
나름 위안을 하며 시작했었다.
시간의 흐름은 주관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인지
아주 탄력이 좋은 고무줄처럼 제멋대로 나를 가지고 노는 것 같다.
올해는 작년만큼 책을 만날 수 있을까?
작년도 독서를 많이 한 편은 아니지만 새해 계획에 의해서
매일매일 잠자기 전에 짧은 독서를 한 덕분에 나름 책과 친하게 지냈는데
올해는 그조차도 하지 못하고 새해를 맞았던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기회가 되면 벗을 삼자 생각을 하는 것은 게으른 자의 위안일까?
세상의 일이 나와 연관이 없는 것이 있을까?
당장 눈앞으로 다가오지 않아도 어느 순간 내 삶을 휘저을 수 있음을
가끔 잊고 산다. 아니 때론 무심하게 연관성을 지나치기도 한다.
지난겨울과 봄으로 이어지는 시국이 또한 그러지 않았던가.
핸드폰만 열어도 연일 실시간으로 오르는 소식을 접하면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장애자녀를 둔 인연으로 시작한 활동은 특히나 둔감했던 나를 일깨우는
도화선이 되기도 했음을 인정한다.
나는 책을 다독하는 사람도 아니고 정독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거북이처럼 느리게, 그리고 조금씩 읽어나가는 사람이다.
또한 이해력이 뛰어나거나 속독을 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어쩜 책을 접하고 있다는 자체로 즐겁다거나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순간의 인연으로 섬광처럼 뇌리를 스치는 짧은 만남이
내 직접적인 삶과는 다른 삶을 만나게 해주곤 하니 그 인연이 때론 반갑기만 하다.
그 소중한 인연이 책이었음을...
나는 책을 빌리기보다는 사는 사람이다.
누군가에게 빌리거나, 대여를 한다 해도 한시적으로 내 손에 머물다 가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뿐 아니라, 귀한 문구를 만났을 때 재회의 순간을 맞기 어렵고
내 마음대로 밑줄을 치며 공감을 표현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함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사기 위해 쇼핑을 하는 순간도 설레고
그렇게 맺은 인연으로 내 것이 된 것을 바라봄만도 흐뭇하고 행복한 소시민이다.
우연히 썰전을 보다가 공감이 되어 인연을 맺는 책이 바로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현할 수 있었고 만난 글귀에 밑줄 그으며 난 행복했으며
더불어 생각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학 새내기 때였다.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으면 제일 먼저 가는 곳이 서점이었다.
그냥 서점에 들어가는 순간 부자가 된듯한 착각이 나를 행복하게 했었다.
천천히 책을 둘러보는 시간이 어찌나 좋은지...
누가 보면 엄청난 독서가일 거라 착각할 정도로 그 시간을 즐기곤 했었는데...
그때 내 눈에 들어왔던 책이 있었으니 바로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였다.
제목이 주는 강렬함과 그로 인해 느꼈던 짜릿한 전율을 잊을 수 없다.
내겐 세계사를 보는 관점을 바꿔준 진정으로 신선하다 못해 파격적이었던 책이었다.
유범상 교수님의 [필링의 인문학]을 만나면서 순간순간 내게 묻곤 한다.
'생각하고 있는가? 생각당하고 있는가?'
'힐링할까? 필링 할까?'
사실 많은 시간을 생각하고 산다고 하지만 정작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때론 그 자체가 궁금하고 의문이 가곤 한다.
책이 주는 행복은 한 줄의 문구로 인해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그 생각이 주는 마인드맵을 통해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 것,
비록 실제로 경험할 수 없지만 간접 경험을 통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훌륭한 국가는 우연과 행운이 아니라 지혜와 윤리적 결단의 산물이다.
국가가 훌륭해지려면 국정에 참여하는 시민이 훌륭해야 한다.
따라서 시민 각자가 어떻게 해야 스스로가 훌륭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가 인간이 발명한 가장 부작용이 적은 정치제도라는 점을
알고 주권자로서 참여하여 그것을 발전시켜나가는 일이다.'
'무엇이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가?....
빈곤, 실업, 질병, 산업재해, 소득 없는 노령, 시장 거래를 통한 경제적 강자의 착취 등
홉스의 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사회적 위험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
'베버는 좋은 정치인의 자질로 세 가지를 들었다. 열정, 책임의식, 균형감각이다.'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것은 주권자인 시민들이다. 어떤 시민인가? 자신이 민주공화국
주권자라는 사실에 대해서 대통령이 된 것과 똑같은 무게의 자부심을 느끼는 시민이다.
주권자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무엇이며 어떤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지 잘 아는
시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지면서 공동체의 선을 이루기 위해 타인과
연대하고 행동할 줄 아는 시민이다. 그런 시민이라야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중에서...
오늘도 나는 내 마음대로 밑줄을 그으며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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