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의 독백

-관심이 필요해~!!

by 최명진




나에게 향기롭지 못한 냄새가 나나요?

그래서 저를 멀리 하시는군요.

나의 이 냄새가

당신으로 인해 생긴 거란 걸 잊으셨나요?

당신의 나쁜 냄새 감춰주는 내가 미운가요?


20140903_082934.jpg



나를 보지도 않고 그냥 던져버리시네요.

당신의 눈맞춤을 간절히 원했지만

늘 당신은 그렇게 저를 외면하더이다.

당신의 숨기고 싶은 비밀 너무 많이 아는 까닭인가요?

나는 그저 침묵을 최고의 미덕으로 알고 살았을 뿐인데...




20140903_083445.jpg

나를 너무 채우지 마세요.

넘치면 당신의 비밀이 새어버리잖아요.

적당히 저를 비워두세요.

당신의 비밀 끝까지 지키고 싶은데

당신의 게으름으로 내 입을 열게 하시면

당신은 또 나를 탓하며 나를 미워할 테니까요.



20140903_083728.jpg

당신이여~!!

세월이 많이도 흘렀나이다.

지난 세월엔 당신의 사랑 고백을 많이도 들었었는데

이젠 나에겐 당신이 쓰신 고지서가 흘러드네요.

당신의 감성 마른 자리에 차지해 버린

당신이 뿌리신 허영의 덩어리들이

그렇게 간단한 한 줄 글로 이렇게 제게 오고 있네요.


20140903_084257.jpg


당신이여~!!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내가 공장에서 나왔을 땐 나도 깨끗한 몸이었지요.

하지만 내 역할이 당신의 미운 부분 가려주는 일이라

내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행했더니

당신은 나를 보고 쓰레기통이라 부르며 멸시하네요.



20140903_084732.jpg


당신이여~~!

잊지 말아요.

내가 숨겨온 당신의 비밀,

난 끝까지 지키고 싶어요.

처음 내게 보냈던 당신의 보드라운 손길을

오늘도 느끼고 싶어 당신을 쳐다봅니다.

날 늘 숨기고 싶어 하는 당신 덕분에

오늘도 나는 방구석에서

당신을 애타게 쳐다보고 있답니다.





2007. 11. 3 일에 썼던 글 중에서....





20140903_084348.jpg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이들이 있기에

나는 살아가고 있음을 돌아보던 날....

쓰레기통을 비우다 떠오른 심상을 시로 옮겨보았던 그 날.

문득 그 쓰레기통의 독백이 방백이 되어 돌아봅니다.




20140903_084213.jpg
20140903_084920.jpg
20140903_085543.jpg 아들의 그림 한 컷~~ 벌써 8년전의 그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