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 GV에 다녀왔다.

더 이상의 다음 소희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by 최명진



갈수록 말에 대한 책임을 생각하게 된다.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기에

자꾸 돌아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해야 하는 입장에 서다 보니

말을 하는 만큼 귀를 열고 듣는 것에 무게를 둔다.

완벽한 사람도 없고, 완벽히 아는 것도 없다.

안다 해도 상황에 따른 환경을 보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그들만큼의 어려움과 그에 따른

해결책이 쉽지 않음을 본다. 한 사람의 책임으로

몰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성화고에서 만났던 학생들을 떠올려본다.

"교육이 쉽지 않은 아이들입니다."

"교육을 끝까지 하기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1회성으로 학생들을 만나는 나에게 나름 배려(?)의

말씀으로 들려주는 말에서 왜 학생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지를 알 것도 같다는 생각.

침낭 속에서 나오지 않고 나를 맞았던 학생이 떠올랐다.

침낭에서 나와 내게 했던 말까지...

[다음 소희] GV(guest visit)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날짜도 확인하지 않은 채 한걸음에 달려갔었다.

덕분에 [리턴 투 서울]이라는 꽤 울림이 있는 영화를

만났고, 이번엔 다시 [다음 소희]를 만나러 갔다.

감독과의 대화를 할 수 있다니 더욱 기대 만발.

영화를 보는 내내 오는 불안함과 먹먹함이

이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임을 알고 있기에...

자살이 아닌 죽음에 내몰린 사람들을 생각한다.

문제의 원인을 한 사람에게 찾고 덮어뒀기에

다음 소희가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영화가 주는 힘을 생각한다.

영화를 만든 의도와 방향성이 있고, 감독은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관객들이 찾아내는

보석 같은 장면과 의미가 도출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라도 말해."

라는 대사가 내겐 그랬다.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도, 상담차 만나는 부모님들도

그들의 소리를 내고자 해도 낼 곳이 마땅치 않았고,

설사 목소리를 낸다 한들 묻히기 십상인 것을...

사건은 일어났는데 문제를 해결할 곳이 없다. 책임전가.

경찰지구대(?) 화단의 노오란 장미..몽글몽글 웃음이 났다.

불합리를 해결할 방법은 있을 것이다.

다만 그 해결은 누구 하나의 희생으로 멈출 수 없다.

사회구조적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다음 소희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불합리에 대응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그들 역시도 힘의 논리에 의해 가려진다는 생각.

영화 한 편이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해결할 순 없다.

그러기에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풀어나가고자 하는

누군가가 있어 서로의 목소리를 내고 풀어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적어도 한 사람의 문제로 낙인찍는 일이 없도록...

GV를 마치고 나오는데 시민공원의 풍경이 평화롭게 다가왔다. 거기거기팸플릿의 한 장면을 임의적으로 삽입해 봤다.

바로 전에 읽었던 [전사들의 노래]가 자꾸 떠올랐다.

'희망의 물리적 근거'라는 말이 칼끝처럼 반복적으로

자꾸 새겨진다.

내가 새길 수 있는 '희망의 물리적 근거'는 무엇일까?

밝은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를 통해 한 줌 희망을

건져 올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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