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세번째 이직을 했다.

아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by mh

브런치에 첫 글을 쓴지 벌써 3년 반이 지났다. 첫번째 글에서 나의 두번째 회사, 그리고 첫번째 이직에 대해 쓴 이후, 3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세번째 이직을 했고, 지금은 인생 네번째 회사를 다닌지 4개월이 되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이직이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경험이었다. 반복되면 쉬워지는 경험들도 있지만, 이직은 그렇지 않았다. 첫 이직도 어려웠지만 그 다음 이직, 그리고 그 다음 이직이 수월해진 것은 아니었다. 좋은 회사를 찾는 것도, 고르는 것도,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 회사의 선택을 받는 것도, 딱히 쉬운 게 없었다. 그 몇년 사이 공교롭게도 '퇴사'라는 키워드가 유행처럼 번져갔지만, 딱 그 기간에 퇴사와 입사를 경험해본 나에게, 퇴사는 좋은 경험이기도 했지만 힘든 경험이기도 했다.


처음으로 이직과 이직 사이에 몇 개월의 쉬는 시간도 가져봤다. 내 지인들에게 항상 '나는 늙어죽을 때까지 일할거야'라고 말하곤 했었던, 그야말로 일벌레처럼 요 몇년을 지냈던 나로서는 쉬는 경험도 처음이었다. 처음엔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좋았고, 후반부엔 불안했다. (왜 수많은 초기 퇴사예찬론자들은 이런 건 말해주지 않았는지..?)


이 플랫폼에 다시 글을 올리기까지, 3년간 그야말로 많은 일이 있었다. 퇴사와 입사와 휴식과 여행과 격무와 눈물과 고통, 분노, 서스펜스(..) 같은 이벤트들도 많았지만, 그와 동시에 내가 글을 못 쓰는 사람이 된 기간이기도 하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으니까, 그 기억은 기록하기엔 너무 고통스러웠으니까, 라는 이유를 붙인대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기록 없이는 제대로 기억되지 않는 많은 일들을 잡아두지 못한 것이 후회로 남는다.


퇴사라는 키워드가 유행했듯 최근 몇년은 또 워라밸이라는 말이 화두에 올랐지만, 나는 왠지 그 대세에 편승하지는 못할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부정할 수 없을만큼 일을 너무 좋아하고 너무 많은 시간을 일로 보내기에. 일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나를 지탱하는 힘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앞으로는 일하며 있었던 일들에 대한 기록들을 가끔이라도 남겨 놓으려고 한다. (현재의 일과 일터에 대해서 쓰는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는 것을 3년동안 깨달았기에 기록들은 아마 과거의 것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를 지치게도 강하게도 하는 일에 대해서, 회사에 대해서.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나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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