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디지털 달러를 쫓는 자들”

디지털 달러를 쫓는 자들

by LUY 루이

뉴욕으로 돌아온 건, 겨울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허드슨 강 위로 찬 바람이 불었고, 옛 사무실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은 처음 이 게임에 뛰어들었을 때와 크게 달라 보였다.


책상 위에는 여전히 모니터 세 대가 있었다.
가운데 화면엔 ‘1.0000’이 떠 있었다.
그 숫자를 처음 봤던 날이 떠올랐다—


앤디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이건 달러를 흉내 낸 코인이라고.”


그때 나는 ‘가짜 달러’라는 말에 코웃음을 쳤지만,
지금은 안다.
그건 달러를 흉내 낸 게 아니라,
달러가 되고 싶어 한 거였다.


UST의 붕괴,
규제 당국의 회의실,
검은 돈과 하얀 코인,
CBDC와 민간 기업의 전쟁,
그리고 신흥국에서 국가를 대신한 디지털 달러.


모든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그 모든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은 건 단 하나였다.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1달러’의 환상.


앤디가 전화를 걸어왔다.

“뭐해?”

“그냥… 숫자를 보고 있어.”

“또 투자할 거야?”

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웃었다.

“아니. 이제는 쫓지 않으려고.”


전화가 끊기고, 사무실 안엔 다시 모니터의 깜박임만이 남았다.

1.0000 — 완벽하게 고정된 숫자.

그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나는 너무 많이 보았다.


창밖엔 해가 지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우리는 달러를 디지털화한 게 아니었다.
우리는… 달러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디지털 달러를 쫓는 자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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