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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다는 것 2

급류

by movere

'해솔과의 재회에 운명 같은 단어가 연상되는 건 우연에도 인과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의 습성 때문이다' (급류, 정대건 중에서)


소설 '급류'의 등장인물인 도담과 해솔의 질긴 연의 끝이 새드엔딩이면 어땠을까. 자신의 변화를 위해서 가까이했지만 어느덧 얽히고설키는 것이 싫어서 멀리한다. 무방비로 노출된 대상자는 우연의 인과에 억지스러움을 이제 모른척한다.


오라고 가라고 한 적도 없고 중심선에서 그냥 있을 뿐, 시간이 지나면서 알아지는 상황 그리고 지루한 근접에서 이제 하나둘 알아서들 멀어짐은 각자의 자연스러운 자기인과이다. 가까이하면 결국 멀어진다.


'해솔과 얽힌 사연 때문에 연상되는 슬픔. 같은 상처를 가진 동질감. 연민이다'


시간을 거슬러서 도담이 엄마의 말을 따랐다면 어땠을까. 가까움도 멀어짐도 없었다면 어땠을까.


'너희는 악연이야. 얽혀서 좋을 게 없어. 절대로 연락하지 마'


-2025년, 9월 11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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