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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vere Apr 15. 2020

광, 균, 세

狂, 菌, 洒

얼마 만에 와보는 산인가?  갇혀서 미치는 것인지 미쳐서 갇히는 것인지 여하튼 이렇게 동료와 함께한 산행이 몸은 힘들지만 마음을 트이게 한다. 갇히는 동안 마음은 망가져도 몸은 망가지기 않기 위해 매일 홈트레이닝으로 상체 근력을 유지하고 체지방률 증가를 억제시킨 결과 갇히기 전 몸상태는 유지되었다.


버티는 근육의 요가로 커버되지 않는 근지구력은 이제 워킹과 등산으로 보충하려 한다. 갇힌 상태서 오버트레이닝(Overtraining)으로 몸살도 난적이 있어, 작년 체력적으로 소진된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된 느낌이라 이제 너무 급격한 체력소모보다는 서서히 차츰차츰 몸을 UP 시키려고 한다.


갇혀있는 동안 우리 주변엔 참 미친놈이 많다는 것! 짐작은 했지만 확신을 해준 계기다. 이단종교부터 별의별 미친놈들이 각계 각 밥벌이터 무리 속 섞여있다는 것, 그 분야에 종사하는 있는 사람들의 입과 눈을 통해 전달된다. 그러고 보면 질병 바이러스처럼 미친놈 바이러스도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느껴진다.


두 미친놈이 서로 미친놈이라고 싸우고 있는 광경을 안 미친놈이 보고 있다가 너네 둘 다 미쳤다고 하니 두 미친놈이 뭉쳐서 그 안 미친놈을 미치게 만든다. 그 안 미친놈은 미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진짜 미칠지, 미친척할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이렇게 미친놈 바이러스는 전파되고 집단 감염되는 것이다.


미친놈 바이러스든, 세균 바이러스든 모두 숙주는 돈이다.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신념은 돈에 대한 신념의 척도로써 자본주의 논리대로 시장원리대로 움직인다. 세상은 그만큼 정확하게 움직인다. 미친놈이든 균이든 그 숙주인 돈과 그에 대응하는 면역! 이 두 가지 균형 감각중 어느 한쪽이 기울어지면 그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다.

오랜만에 방문한 성당과 사찰, 찔끔찔끔 미련두지 않고 화끈하게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자는 깔끔한 마인드! 멋지다


삶의 면역은 자기중심과 균형이다. 미친놈한테 돈은 숙주를 먹이 삼아 저급하게 집단 전파되지만, 결핍에 저항할 수 있는 면역으로 컨트롤될 때에는 이렇게 산과, 여행과, 도로도 달리게 해 주며 삶에 혹하지 말고 자기 주관대로 갈 수 있게 해 준다. 세균(菌) 바이러스는 깨끗하게 세척(洒)해서 언젠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소멸되겠지만 미친놈(狂) 거리두기의 유효기간은 무기한이다.


이제 그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같이하면 더 맛있는 것, 여행의 즐거운 것, 고요함의 수련장, 그리운 벗들 맞이하러 조심하면서 서서히 다가가야겠다.  자본주의 만세!


'가르쳐 주려고 그러는 거야. 세상이 어떻게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오만 원을 내야 오만 원을 돌려받는 것이고 만 이천 원을 내면 만 이천 원짜리 축하를 받는 거라고. 아직도 모르나 본데. 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라고 말이야'  (일의 기쁨과 슬픔 中에서, 장류진)


- 2020년 다시 기지개를 켜는 봄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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