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al exhaustion
우연찮게 인사발령란에 그룹 전출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좋은 소식인지? 더 큰 계열사이고 수도권 근무? 라면 좋은 소식 맞겠지요? 실례가 아니길 바라면서! 아무튼 중간중간 문의드린 게 참 도움이 많이 되었고요. 그래도 이 분야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연구직 직원이 계시기에 많이 든든하였고 고마웠습니다. 짧게나마 인사드리고 싶네요. 앞으로 건승하시고 시대에 맞는 정책에 기여할 기회를 많이 가지시길 기원해봅니다. 건강하세요.
급한 전출 때문에 메일이 수신되었는지 안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답장의 유무보다는 감정의 연결이 중요한 것이다. 이곳 사람 공해 속에서 신선한 관계는 그래도 꾸준히 이어져간다. 누구의 입에서 선입관으로 연결되기 前, 맑게 정제된 자기중심은 감정 연결의 맥락을 지탱해주는 무게이다.
또 누군가가 그렇게 떠나가지만 떠나가기에 맑은 감정은 연결되고, 남아있다면 어쩌면 어두운 감정 소모로 변질될지도 모른다. 헤어짐이 있어야 만남 또한 존재하는 법! 결국 사람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엔 끝과 시작이 있듯이 느껴지는 감정의 연결 또한 그러한 것이다. 맑은 것은 추억이 될 것이고 어두운 것은 악몽이 될 것이다.
추억은 간직하고 악몽은 떨쳐버려야 한다. 다시 돌아와 자리를 정렬해보면 여전히 악몽이다. 가만히 있으면 될 것을 결국 모르면서 떠들어 죄를 짓는 인간들부터 직무유기에 무능, 관료에 찌든 답습, 이 모든 것들이 이곳의 어두운 악몽이다. 그저 익숙해지면서 외면하는 법이 스스로의 성숙이라고 그렇게 체념하면 된다.
신선한 인연으로부터의 감정 소모는 어떠한 마무리로 귀결해야 하는가? 삶이란 연결된 감정의 고리로서 이루어진 평행선과 같은 것이어서 그것의 끝과 시작의 그 중간지점의 감정 소모를 다시 연결하는 방법은 쉽지가 않다. 세월 즉 망각이 연결해주기도 하기도 하지만 그리움과 아쉬움에 사무치기도 한다.
不可近不可遠,
기약 없이 매일 보아야만, 자기의 의지에 관계없이 현재 관계를 유지하면서 시작과 끝의 중간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감정 컨트롤은 결국 포용이나 인내가 아닌 중심 잡힌 무심(無心)이 아닌가 싶다. 상처 받지 않고 당연한 헤어짐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온전하고 순리적인 관계의 태도로 귀결될 것 같다.
'명숙 할머니의 편지를 읽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사랑은 할머니를 울게 했다. 모욕이나 상처조차도 건드리지 못한 마음을 건드렸다.' (최은영 '밝은 밤' 중에서)
-2021년 11월 끝무렵, 떠나는 가을과 만나는 겨울이 포개어진 계절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