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엔 서로 몰라야 편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것이 참 많다. 글은 누군가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쓰기가 불편해진다. 자신(自身)의 언어 영역에, 완벽한 타인 또는 허용된 타인이 아닌 또 다른 안면의 태연한 타인(他人)이 침범한 경우 문득 스쳐가는 순간의 오인 능력이 발휘되지 못하길 바란다.
'그것들은 또 한 겹의 피부처럼 나와 세상 사이에 분명히 자리하고 있었다. 어떤 때는 그것들이 전부 내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가만한 나날中에서, 김세희)
- 2023년 5월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