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력이 많이 나쁘다.
평소에는 렌즈를 끼고 집에서는 안경을 낀다.
안경을 껴도 0.5~6 정도 나온다. 병원에서도, 안경점에서도 1,0짜리 안경은 권해주지 않는다.
안경도 무겁고 어지럽고..
안경 껴도 잘 안 보이고 눈도 작아지고 괜히 내 존재까지 작아지는 것 같아 집에 있을 때 외엔 밖에는 절대 안 끼고 나간다.
어느 날 주말 아침에 커피를 사러 나가야 했는데 렌즈 씻고 끼고 다녀와서 다시 렌즈 씻고 하는 게 너무 귀찮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주말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지 않을 거야. 잠깐 후다닥 갔다 오면 되지 뭐.’
나는 미리 커피를 주문하고 픽업만 할 수 있게 준비하고 처음으로 안경을 쓰고 나갔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푹 숙였다. 앞에 사람이 걸어오면 사람 없는 벽 쪽을 바라보며 걸었다.
‘어쩌면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 없을지도 몰라. 그래도 혹시 내 모습을 보고 속으로 흠칫할지도 몰라.’
머리로는 알고 있다.
사람들 대부분 나에게 관심 없다는 걸.
가끔 정면을 보면서 걸어가다 보면, 사실 거의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자기 일에 바쁜 사람들도 있고 마주쳐도 한번 보고 지나칠 뿐이었다. 그뿐이었다. 그래도 가끔 상대방의 얼굴 변화가 보이는 몇몇도 있었다.
누군가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 그들의 시선을 안 좋은 방향으로 상상하기도 한다.
그 사람들도 결국 그 순간뿐이겠지 하고 넘기련다.
오늘도 안경 끼고 밖에 나갔다 오기 성공.
나만 이런 줄 알았는데 혹시 여러분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던 순간이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