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남양주시장기 단축마라톤에 나갔다. 큰 대회는 아니지만 참가비도 없고 집에서도 가까워 부담 없이 신청했다. 게다가 이날은 날씨도 덥지 않았고, 늘 뛰던 한강이 아닌 새로운 코스라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은 잘 뛸 수 있겠다 싶었다.
3년 만의 대회라 욕심이 났지만, 올여름 너무 더워서 연습을 많이 못 했다. 그래서 기록보다는 완주에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무릎에 난 상처 또한 걱정됐지만 ‘월요일에 병원 가면 되지’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출발 신호가 울리고 달리기 시작했지만 아침에 뛰어서 그런지 숨이 금세 차오르고 페이스도 평소보다 느렸다. 5km가 되기도 전에 수없이 흔들렸다. 그냥 되돌아갈까? 반환점까지 가지 말고 좀 더 일찍 돌아버릴까? 하지만 곧 생각을 접었다. 얌체 같은 짓 하지 말자. 정정당당하게 뛰자.
반환점을 돌고 물 한 모금 마시니 다시 힘이 났다. 돌아오는 길은 몸이 처음보다 가벼웠지만 7km쯤부터는 끝이 안 보이는 것 같았다. *언제 끝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지막 1km는 페이스를 올리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그냥 유지하며 끝까지 달렸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지난번 마라톤 때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 뛴다고 다짐했는데, 또 뛰고 있는 나. 이렇게 다시 뛰었으니, 이번 기회에 하프마라톤에도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이 또다시 들었다.
그렇게 힘들다면서 또 뛴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