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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투안 Oct 30. 2020

호주 워홀을 가면 영어가 늘까?

 호주 워홀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교육은 국, 영, 수를 정말 중요시한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6차 교육 과정 마지막 세대인 내 경우에는 더 중요했다. 국, 영, 수가 필수이기 때문에 학창 시절 때부터 영어를 공부했다. 그러나, 해외 또는 조기교육을 받지 않은 보통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회화는 전혀 할 줄 몰랐다. 기회도 없었다. 고3 때는 수능 준비로 독해, 어휘 암기를 열심히 했고, 다른 과목에 비해 점수가 조금 좋은 정도였다. 영어 파트 중 듣기의 경우, 생각보다 어려웠다. 내가 영어 공부를 할 때, 제일 부러웠던 게 해외에 잠깐 살았던 친구들은 듣기 점수가 정말 잘 나온다는 것이었다. 따로 공부가 필요하지 않은 그들을 보며 참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영어 공부를 오래 했음에도 대학을 가서 첫 토익 시험을 본 결과, 500점대라는 처참한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990점 만점에 반타작을 한 것이다. 나름 영어에 관심이 있던 나는 실망감이 컸다.


 그렇게 20대 초반의 시기를 보내고 20대 중반이 돼서 나는 호주로 워홀을 떠났다. 떠나기 전, 집 근처에 있는 회화 학원도 다니며 영어회화를 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썩 잘하는 실력은 아니었다. 대단하지 않은 영어 실력을 갖고 호주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호주의 생활은 처음에는 그냥 좋기만 했다. 

 집, 어학원, 일자리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무작정 떠났던 나였지만 마냥 좋았다. 생활을 하며 몇 개월이 흘러, 나는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형편없는 외국어 실력으로 인해 첫 일식 레스토랑 서빙 자리를 놓치고 만다. 인터뷰 기회도 잡기 어려웠기 때문에, 처음에는 실망이 컸다. 


 그러나, 살아야 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또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현지인들과 같이 7개월을 같이 일하며, 일이 끝난 뒤에는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며 영어를 사용했고, 원어민이 무료로 가르쳐주는 'Free English Class'를 찾아다니며 최대한 매일 영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호주 생활 1년 반이 흘러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고, 현지 고등학교를 다니는 한국인 동생은 "형! 이제 저 보다 영어 잘하시는 거 같은데요!"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현지인들과 프리토킹을 자유롭게 하며 마지막 호주 생활을 즐겼다. 


 덕분에 토익이 목적이 아니었던 해외 생활은 토익 점수를 300점 이상 올려주었고, 그 뒤로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영어 점수에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어릴 적 듣기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좋은 점수를 받던 친구들처럼 나 또한 문장 전체가 귀에 쏙쏙 들어오며 이해가 되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나도 어느새 내가 부러워하던 친구들처럼 되어있던 것이다. 무엇보다 예전에 봤던 영화를 다시 볼 때,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대사를 이해할 때 기분이 짜릿했다.


 지금 호주로 워홀을 간다면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왜냐하면 실제로 워홀로 인해 성공적인 사례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럴 수 있다. 뭐든 성공할 확률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더 크다. 실제 내가 호주에 있을 때, 이도 저도 아니게 생활하는 사람들, 호주에 오래 머물렀지만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을 꽤 만났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열심히 생활하며 짧게 생활을 했음에도 영어를 잘 구사하고, 일, 여행 등을 하며 누가 봐도 성공적으로 호주 생활을 하는 사람들 또한 많이 봤다. 그래서 막연히 호주 워홀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이 참 안타깝다.


나의 경우, 호주 워홀 선택은 내 인생을 바꿀 정도로 제일 잘한 선택 중에 하나로 남아있다. 

 호주인 가족들과 같이 살며 현지인들과 같이 일을 해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서 영어 실력이 안 늘 수가 없었다. 또한, 좋은 일자리를 얻어 괜찮은 보수를 받으며 일했다. 외국인 친구들과 차를 렌트해서 여행을 하기도 하고, 귀국 전에는 호주 크루즈 여행 및 뉴질랜드 여행을 끝으로 호주 생활을 끝마쳤다. 


 나의 경험과 내가 호주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있느냐에 따라 워홀을 통해서 영어 실력이 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는 것이다. 의지와 열정이 있으면 내가 만나려는 사람부터 달라지고, 그럼 자연적으로 영어를 쓰는 환경으로 구성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누구를 만나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한국 사람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하게 된다. 그럼 자연적으로 영어는 늘 수가 없다. 


 물론, 쉽지 않다. 

 왜냐하면 한국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서는 한국 프로그램을 보고 듣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영어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편하고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말이 잘 안 통하지만 외국인을 만나려고 노력해야 하고, 이해는 되지 않지만 계속해서 영어를 들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영어를 잘해야 돼'라는 의지와 목적의식이 있다면 눈빛이 달라지며 하루하루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외국에 나가서 살면 그냥 외국어 실력이 더 나아진다고 생각하거나, 영어 공부를 위해 한국 사람들이 많은 곳은 무조건 피하려고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서도 얼마든지 한국어만 사용하며 살 수도 있고, 한국 사람이 많이 사는 곳임에도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국사람을 최대한 만나지 않고 영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하기 싫어도 달라진 나의 모습을 기대하며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으로 바꿀 자신이 있느냐에 달려있다.  


앞으로, 영어 공부를 위해 해외에 나간다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과연 편안한 것만 찾는 내 본능을 컨트롤하고, 
매일 조금씩 영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만들 자신이 있는지? 


Yes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어느 나라에서 영어공부를 하든 영어 실력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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