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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투안 Jul 23. 2020

강사라는 직업으로 살아보기 (강사 도전기)

도전하는 인생은 아름답다.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던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헬렌 켈러>
Life is either a daring adventure or nothing.



 헬렌 켈러의 명언 중의 한 글귀다. 그리고 작년 말 2019년 10월에 세상에 나온 나의 책 <6개월 만에 교포로 오해받은 평범한 공대생의 프랑스어 정복기>에 이 글귀를 인용해서 썼다. 


 그 이후에 내 책을 본 독자들 중에 이 글귀를 SNS에 올리기도 하는 것을 봤다. (좀 뿌듯했다.) 지금 이 말을 다시 되새겨 보면 인생 = 도전으로 말할 수 있다. 도전이 없는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좀 과장돼 보이기도 하는 이 문구는 내 가치관과 성향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20대 중반 이후의 내 삶은 내 주변 친구들과는 다른 길로 시작했고,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나는 또 과감히 도전했다. 강사가 되기로 결정하고 그 후로 2년 반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현재 강사로 살아가고 있다. 책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나는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강사다.


나는 강사로 살아가는데 왜 '과감한 도전'이라는 말을 했을까?


 현재 강사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원래 선천적으로 타고나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말들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어릴 때부터 자주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어서도 말하는 게 어렵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두 부류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잠깐 학급 부반장을 하기도 하고, 부회장 선거와 같은 학교의 작은 리더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있었던 것 같지만 잠깐이었고, 중학교를 올라가며 나는 비교적 내성적이고,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하지 못했던 아이였다. 누군가 앞에서 내 의견을 말하고 주장한다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물론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고, 주장을 내세우고, 질문을 하는 게 평범하다고 여기지 않는 우리나라 전반적인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 잘 따르는 소위 '모범생'이었다.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지는 못하는..) 


 그렇게 나는 학창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성인이 되고, 대학교에서 발표를 해야 할 때는 물론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컸다. 그냥 하기 싫었다. 그래서 최대한 피하려고 했고, 나는 그런 순간에는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되었다. 한 번은 호주에서의 경험에 대해 ppt로 정리해서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발표를 했으면 한다는 교수님 덕분에 발표를 한 적이 있는데, 나의 경험과 관련해서 준비하고 말을 하다 보니, 생각한 것보다 비교적 쉽게 말할 수 있던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 대학교 생활을 하며 대외활동을 몇 개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나의 의견을 발표하거나 제시할 때가 있었는데, 경험이 많지 않은 나는 항상 긴장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랬던 내가 지금 누군가를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말하는 것을 항상 두려워했던 내가 강사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뼛속 깊게 자리한 나의 정체성을 스스로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나는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나 스스로를 정의하며 살았던 내 정체성을 '나는 말을 잘하는 강사'로 바꿔야 했다. 


 인간은 편안한 것을 좋아하고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그냥 나는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나 자신을 정의하고 살아가는 것이 편하다. 왜냐하면 그것을 부정하고 바꾸려는 순간, 내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변화시켜야 하고 그에 따르는 귀찮음과 번거로움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만큼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다.


더불어 나는 학창 시절부터 항상 친구들에게 '너는 말이 너무 빨라서 잘 못 알아듣겠어'라는 말을 밥먹듯이 듣곤 했다.' 나는 동의한다. 내가 생각해도 말할 때 말이 너무 빨라 뒤 끝을 흐려서 내용 전달이 잘 되지 않고,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답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고, 고치기 어려운 나의 나쁜 습관 중 하나였다. 결국 나는 나 자신을 '나는 말이 빠른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즉, 강사가 되기 위해선 내가 부족한 두 가지를 채워야 했다.


첫째 - 말을 천천히 또박또박하는 습관을 들여야 했다. 

둘째 -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지금 우리 시대에는 '콘텐츠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콘텐츠가 돈을 벌어다 주고, 브랜딩이 된다. 자신만의 특별한 콘텐츠가 있냐에 따라 부를 획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5년 전만 해도 영상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을지 알지 못했다. 지금은 그때와는 달리 우리는 어디서든 유튜브를 시청한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티비에 나오는 영상을 보지 않고, 우리가 보고 싶은 다양한 영상을 검색을 하고, 1.5배속 해서 빨리 듣기도 하고, 지루하다면 끄기도 하고, 우리가 통제권을 갖고 영상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즉, 영상의 소비 패턴이 바뀐 것이다.


 유튜브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는 쉽게 '유튜브 한번 해볼까?'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내가 유튜브를 하면 어떨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봤을 것이다.


 먼저, 유튜브를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강의를 했던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이 아닌 카메라 앞에서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 앞에서 말을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제 사람들 앞에서 뿐만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 말을 잘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나는 오프라인에서 강사로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카메라 앞에서 혼자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론 많이 부족해서 지금 내가 그때의 영상을 보면 정말 부족한 점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 때문인지 강의 기획을 했던 사람과의 묘하게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 강의 촬영을 진행했다 보니 그때의 기분, 감정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혀 어색한 웃음을 감추기 어렵다.


 첫 번째 촬영을 마친 뒤, 강의 발전을 위해 나는 스피치 강의를 들었고, 부족한 발음 연습을 했다.


그리고 이번 주 다시 시작한 촬영,


 기존의 기획자도 바뀌었고, 스피치 연습도 했다. 촬영을 한 뒤, 모니터링 목적으로 영상 파일들을 받아 확인해보니 놀랍게도 첫 번째 영상과는 달리 너무 자연스럽고 말투, 표정 전부 변해있었다. 기획자 분과 본사 팀장님 또한 '감동을 받았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최근에 다른 업체에서 시범강의 요청이 들어왔고, 나는 고민 끝에 또 도전을 했다. 며칠 후 나는 긍정적인 대답을 받았고 곧 촬영에 들어간다.


 나는 깨달았다. 촬영하는 분위기 및 기획자가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의 중요성.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하게 나는 인간은 노력하면 되고, 안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되게 하는 것은 단지 자신의 생각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성장을 막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내 정체성을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에서 '말을 잘하는 강사', '강의를 잘하는 강사'로 정체성을 바꾼 것이다. 이는 내게 놀라운 발전이고 깨달음이다.


한마디를 하고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실패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성공으로 가기 위한 경험(실패)만 있을 뿐이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성공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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