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추월차선은 틀렸다. (성공포르노)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은 지난 몇 년간 베스트셀러 자리에 머물며, 우리의 시선을 끌었다. 그 후 많은 영감을 받고 인생 책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어느새 서점의 베스트셀러 자리의 대부분은 부자와 돈에 대한 주제로 쓰인 책들이 즐비한 것을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하루에 4시간만 일하며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사는 삶을 우러러보게 만드는 이야기, 그리고 청년들 사이에서는 파이어족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이 모든 개념은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여유롭게 살며, 경제적인 부를 빠른 나이에 이루어 은퇴하고, 남은 인생을 돈과 시간으로부터 자유를 얻어 살아가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이러한 스토리와 키워드에 매력을 느끼고, 마치 이것들이 인생의 목표인 양 이와 관련된 영상과 책들을 찾아봤다.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생겼고, 시간과 돈으로부터 빠르게 자유로워져 남은 인생을 보다 편하게 보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희망을 갖고 산지 몇 년이 흐르고, 이제야 이러한 생각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게 되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자신감이 사라지거나 지금 생활에 만족을 해서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다.
이 모든 주제의 핵심은 바로 이전 글과도 연관이 있는데, 바로 빠른 속도와 편안함이다. 누구나 다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부자가 되는 쉬운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무시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만약에 부를 더 빠르게 모을 수 있다면? 누구에게나 매혹적인 말로 들릴 것이다. 세상을 편하게 살고 싶어 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우린 원하는 무엇이든 쉽고 빠르게 얻길 희망한다. 돈과 시간으로부터 만약에 당장 자유로워졌다고 치자. 그럼 남은 인생은 마냥 행복이 보장되는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순간적으로는 기분이 좋을 수 있지만, 우린 욕망이라는 본능을 지니고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만족은 잠시뿐 일 것이다. 그리고 쉽고 빠르게 얻은 것은 기억에 오래 남아, 계속해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이다.
우리 현재 사회는 마치 모든 것들을 빨리 이루고 얻어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듯이 우리를 설득한다. 우리가 이러한 스토리에 쉽게 유혹이 되는 이유는 이 메시지를 접하는 순간, 자신의 현재상태와 비교를 하게 되고, 자연적으로 질투, 시기와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지금 나는 행복하지 않구나, 돈과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야 말로 행복한 사람들이지"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른다.
누군가는 질투에만 그치며 무시하거나, 질투라는 감정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거나, 해봐야겠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얻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두 현상 모두 지금 현재의 내 상황과 비교를 하며 자책하게 되는 건 동일하다. 자신감을 얻었다 할지라도, '빠르게'라는 단어에 갇혀, 빠르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접하면 그 좌절은 배가 된다. 그 이유는 빠르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크게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 희망은 처참한 좌절로 변질되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으로 인해 우울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물론 빠르게 부자가 되는 것에 무조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빠르게 부자가 되었을 때 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부분만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즉, 현재 부자가 아니거나, 느리게 부자가 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현실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상황이나 사물,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나 영향은 잘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 글을 읽고도, 빠르게 부자가 되는 게 인생의 목표라면 그대로 하면 된다. 그러나 그것이 유일한 인생의 행복은 아니고, 정답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또한 빠르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갇힌다면 사기를 당하거나, 혹은 사기를 치는 사기꾼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을 것이다. 욕망이 크면 클수록 우리 인간은 이성을 잃어버리기 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승자는 부자가 되고 안되고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와 세상이 정의한 성공과 행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자신만이 정한 페이스대로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그 삶 속에서 쾌락이 아닌 평안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