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프랑스어 수업을 진행하며, 한국어/프랑스어/영어를 비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프랑스에서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공식처럼 하는 인사가 있다.
Bonjour ! [봉주흐]
Ça va ? [싸바?]
프랑스 사람들의 90% 이상은 대부분 이와 같이 인사한다.
영어의 'Hi. how are you?' 버전인 셈이다.
물론 프랑스나 영어권 국가에서도 이외에 캐주얼한 표현이 존재하지만, 위 프랑스어, 영어의 인사는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어로 이를 번역해 보면, 안녕하세요, 잘 지내세요?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표현으로는 여기서 '지내다'라는 동사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어 표현 'Ça va ?'에서 동사인 va는 aller 동사 원형에서 3인칭 단수 주어인 ça에 맞게 변형이 된 형태다. 여기서 aller 동사는 한국어로는 '가다'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해당 부분은 영어의 표현으로도 생각해 보면 'how are you ?' 외에 좀 더 캐주얼한 표현으로 how is it going? 또는 'How are you going?'이라는 표현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영어와 프랑스어 모두 '가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동사를 활용해 안부를 묻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는 안부를 물을 때, 이와달리 '가다'라는 동사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지내다'라는 동사를 쓴다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여기서 깨달은 것이 있는데, 영어의 go, 프랑스어의 aller 동사 모두 대표적인 의미인 어느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의 물리적인 이동의 의미가 있고, 이 동사에는 그 외에 여러 가지 뜻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를 좀 공부해 본 사람은 go라는 동사는 '어울리다'라는 의미로도 사용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It goes well with you!"
"그거 너랑 참 잘 어울린다!"
프랑스어도 마찬가지로 가다 동사인 aller를 활용해서 같은 의미가 담겨있는 문장을 만들 수 있다.
" Ça te va bien !"
"그거 너랑 참 잘 어울린다!"
의미는 영어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린 영어와 프랑스어의 가다의 의미를 지닌 동사 (aller, go)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자, 그런데 한국어는 어떨까?
잠시 생각해 보면 한국어는 모두 제각각 다른 상황에 따른 동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가다.
2. 지내다.
3. 어울리다.
aller 동사와 관련해서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한국어는 영어와 프랑스어에 비해 상황에 맞는 또는 어울리는 동사의 수가 더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발견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한국어가 다른 동사의 경우에도 더 세부적으로 나뉘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실제로 연구를 진행한 학자분들도 계시겠지만 이와 관련해서 직접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볼 생각이다. 직접 이러한 언어를 비교하며 공통점과 다른 점을 찾아내는 재미가 참 쏠쏠하다.
(글쓰기 2일 차, 약 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