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사는 나무들

by 안토니오

가을이 저물어가던 중 오랜만에 홍릉을 가고자 회기로를 걷다가 길 건너 가로수가 보였다.

전형적인 서울 구도심의 전형적인 가로수길이었다

그리 높지 않은 주변의 건물보다 키가 큰 가로수로 무심한 듯 조성됐기에 오래된 도로임을 말없이 보여 주고 있었는데..


은행나무와 포플러 나무 사이에 비집게 들어선 인공 장치인 CCTV와 이정표를 위한 회색의

철 구조물이 보였다.

구조물은 도로 관리상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간격이 문제였던지라 좌측의 은행나무와 우측의 포플러나무의 영역다툼(?)이 치열해 왔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결국 조금 더 가까운 우측의 포플러는 나무의 기본인 수직 성장을 포기하고 우측 상향 성장을 선택하였다.


하늘을 향해 곧게 크지 못하고 우측으로 성장을 하게 되자 성장에 대한 욕심을 부리면 안 되었을 것이다.

무성한 가지를 만들어내면 그것의 무게 부담으로 가지는 부러질 수도 있으며, 그러다 보면 결국 가로수는 퇴출될 수 있기에 매년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조금씩 성장을 해왔을 것이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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