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하러 나갈래요?"
아주 가까이에 있다며 오피스텔을 나선다.
이런 골목에도 커피숍이 있나!
다닥다닥 붙은
공동주택 사이로
전깃줄이 빨랫줄처럼 얽혀있다.
전선 위 참새들이
무리 지어 내려오며
오늘이 금요일임을 알린다.
누가 청소했을까!
좁은 골목 구석구석이
다이칸 야마처럼 깨끗하다.
50m 앞 오른편에
파란 벽돌집이 보인다.
커피숍...? 문을 열었을까?
좁은 공간,
커피 향이 가득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난 라테를 주문했다.
라테를 기다리다,
문득, 어린 시절,
그 골목길에 서있던
사진 속 아이가 생각났다.
빈 가슴에 바람이 분다.
언제부터인가
쓸쓸한 날
라테를 마신다.
라테는 나의 기다림이다.
.
.
라테 컵 뚜껑을 덮고,
BLUE BEAN을 나와
아무 말없이 걸었다.
보도블록 사이
작은 꽃들이
아침 햇살에 눈을 비빈다.
자유롭다.
평화롭다.
사랑인가...?
201909151427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