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토 Jan 08. 2024

세계 최초가 된다는 것

세계 첫 민간 달 탐사 로버의 인터페이스 UX 디자인을 총괄하며 느낀 점

살면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져 볼 기회가 몇 번이나 될까?


오늘 우주여행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일이 있었다.


2024년 1월 8일.


바로 오늘, 세계 최초 민간기업 달 착륙을 시도할 카네기멜론대학의 아이리스 로버(Iris Rover)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달 표면을 향해 성공적으로 힘차게 발사하였다. 목적지는 일명 '끈끈한 만'이라 불리는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Sinus Viscositatis), 한때 고대 용암이 흘렀던 구역이다.


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아이리스 로버의 팀원들이 사용할 소프트웨어의 인터페이스 UX 디자인 총괄을 맡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 아이리스 팀원들이 향후 몇 주 간 미션 컨트롤 센터에서 밤낮을 지새우며 로버의 상태를 점검하고, 성공적인 착륙 후에는 본격적인 임무수행을 하며 사용할 소프트웨어다. 세계 첫 민간 달 착륙이라는 스포트라이트, 그리고 전 세계 그 어떤 기업도 성취해 본 적이 없는 도전을 위해 디자인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었고, 중간중간 시행착오가 끊임없었던 어려운 도전이었던 것 같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2년간 겪은 이 특이한 경험을 기록해 보고자 한번 정리해 보기로 했다.

2024년 1월 8일,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힘차게 발사한 ULA 벌컨 센타우어 로켓


21세기 달 탐사 경쟁


지금까지 모든 달 표면 착륙은 국가 정부 주도하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소련, 미국, 중국, 그리고 인도. 심지어 네 번째 국가인 인도는 2023년 8월에야 성공시켰을 만큼 달 표면 착륙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지금 현재는 일본 우주기관 JAXA의 탐사선이 2024년 1월 19일 착륙을 목표로 열심히 달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무인 달 탐사 로버로 포커스를 맞춰보면, 미국은 1971년 아폴로 미션 때 실제 우주인들이 탑승한 로버차량을 제외하면 과학실험용 무인 로버는 운영해 본 적이 없다. 오늘까지 무인 달 탐사 로버를 성공적으로 착륙시켜 본 국가는 소련, 중국, 그리고 인도가 끝이다. 현재 달 표면에는 중국 CNSA의 유투-2 로버(Yutu-2 Rover)만이 활동 중이다.


뿐만 아니라 2024년 현재 달 표면에 착륙을 성공시킨 민간기업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2023년, 두 개의 기업이 시도했으나 결과는 두 번 다 실패로 돌아갔다. 이스라엘 기업 SpaceIL사의 베레시트 탐사선과 일본 ispace사의 하쿠토-R 탐사선 둘 다 모두 달표면에 추락하여 실패하고 말았다. 우주비행의 분야는 지금껏 정부기관 주도하에 이뤄졌기 때문에, 정부기관들에 비해 경력이 턱없이 부족한 민간기업이 성공시키기에는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이 무모한 도전의 바로 다음 주자가 미국 아스트로보틱사(Astrobotic)의 페레그린(Peregrine) 탐사선, 그리고 카네기멜론대학교의 아이리스 로버(Iris Rover)다. 페레그린 탐사선 안에는 많은 것들이 들어있지만 (배우 니셸 니콜스와 스타트렉 관계자들의 유골들도 함께 간다고 한다. 우주가 커리어의 전부인 그들의 마지막을 달 표면으로 배웅해 드리는, 참 낭만 넘치는 제스처 같다) 그중 내게 가장 기대되는 건 바로 내 피와 땀이 담긴 달 탐사 로봇, 아이리스 로버다. 아이리스 로버가 착륙에 성공한다면, 미국의 첫 무인 달 탐사 로버, 미국의 50년만의 달의 귀환, 그리고 세계최초 민간 달 탐사 로버의 타이틀을 안게 되는 것이다.



NASA, ULA, 아스트로보틱, 그리고 아이리스


본 프로젝트는 NASA가 2025년에 달로 다시 인류를 보내는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첫단계이다. 2025년에 다시 인류를 달 표면으로 보내기 전, 적합한 환경을 미리 조성해 나가는것이 1단계의 핵심이다.


아르테미스 무인 달 표면 연구에 필요한 준비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발사체, 탐사선, 그리고 로버.


발사체는 지구에서 우주로 물체를 띄우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로켓'이다. 스페이스X, 아마존 블루오리진, 그리고 ULA(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사)와 같은 회사들이 만드는 로켓들이 바로 발사체이다. 발사체의 역할은 단 하나, 탐사선을 지구에서 대기권을 뚫고 음속으로 우주궤도에 띄우는 역할이다.

보잉 + 록히드마틴 합작사 ULA의 벌컨 센타우어 로켓


탐사선은 발사체 맨 위에 탑재되며, 우주궤도에 정상진입 한 뒤, 발사체와 분리되어 목적 천체까지 날아가서 착륙까지 하는 역할을 한다. 탐사선은 다양한 물체를 가지고 우주로 날아갈 수 있다. 그것이 스타트렉 크루의 유골일지언정 말이다.

달 표면에 착륙을 진행할 아스트로보틱의 페레그린 (Peregrine) 탐사선


마지막으로 로버는 탐사선이 표면에 착륙한 뒤 표면을 돌아다니며 각종 실험을 하게 되는 바퀴 달린 로봇을 칭한다. 로버에는 각종 센서들과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고, 탐사선에 탑재된 커뮤니케이션 장치를 통해 다시 지구로 각종 데이터를 전송하게 된다.

달 표면을 누비며 각종 과학실험을 진행하게 될 아이리스 로버


세계 최초 민간 달 탐사선, 민간 로버 착륙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카네기멜론대학교의 아이리스 로버, 아스트로보틱의 페레그린 탐사선, 그리고 ULA의 Vulcan Centaur로켓, 이 세 개의 팀이 모두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손을 잡고 수년간 공들여 오늘의 발사일까지 오게 된 것이다.



레드 휘태커 교수


미국 해병대 출신이신 레드 휘태커 교수님. 곧 80세이신데도 정정하시다.

카네기멜론에는 레드 휘태커(Red Whittaker)라는 로봇공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자가 있다. 미국 국방부가 주최하는 DARPA 무인자동차 그랜드 챌린지에서 2007년에 카네기멜론에 1위의 영광을 안겨준 분이고, 그 외에도 다양한 우주 로봇개발 프로젝트에 힘을 쓰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로봇공학분야에서 인정받는 권위자가 되셨다.


레드 교수님의 수많은 프로젝트 중 하나는 2007년에 열린 구글 루나 X 프라이즈 (Google Lunar XPRIZE) - 구글에서 주최한 민간 달 탐사 로봇 공모전이었다. 당시 구글이 내놓은 공모전의 우승조건은: 민간 자금으로 만든 로봇이 달에 착륙해 500m를 이동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지구로 전송하기. 상금 3천만 달러(300억 원)가 걸렸다. 아쉽게도 당시 참가했던 모든 팀들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레드 교수님은 2007년 아스트로보틱사를 설립하며 구글의 공모전과는 별개로 그때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러기 위해선 발사체, 탐사선, 그리고 로버 이 세 가지가 필요했고, 레드 교수님은 아스트로보틱사를 통해 페러그린 탐사선, 그리고 본인이 이끌고 있는 카네기멜론 로봇공학연구소에서는 달 탐사 로버인 아이리스 로버를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우연히 발견한 뉴스레터


2018년, 군대를 전역하고 갓 복학한 나는 학구열에 불타올라 새로 진행할 프로젝트를 찾던 중, 우연히 디자인과 뉴스레터에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발견했다.


2020년에 달에 착륙할 달 탐사 로버를 조종할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해줄 UX 디자이너를 찾는다는 공고였다. 원래도 우주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나는 재빨리 이메일을 보냈고, 간단한 포트폴리오 검토 후 두 번째 디자이너로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아이리스 로버는 100% 학생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레드 교수님의 지도를 제외하면 전부 학/석/박사생들의 노력이 담긴 프로젝트다. 나도 처음 프로젝트를 들어갔을 때는 과연 학생들끼리 제대로 작동하는, 그것도 무려 달 탐사 로버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몇 달 이내로 함께 작업한 학생들의 천재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나의 2년간의 아이리스 로버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로써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우주탐사를 위한 소프트웨어? 어떻게 하는 건데..?


내 직업은 공식적으로 UX(사용자경험) 디자이너, 쉽게 말하면 여러분들이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어플, 웹사이트 등의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작년까지는 링크드인에서 일했었고, 지금은 Square라는 결제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UX 디자이너들은 우리의 어플과 웹사이트가 사용자가 썼을 때 친화적 이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많은 설문과 인터뷰를 한다.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 불편함을 해소하는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이 우리 직종의 궁극적인 목표다. 토스 같은 서비스가 사랑받는 이유도 다 UX디자이너와 리서처들이 수많은 사용자들을 인터뷰하여 기존 금융어플과는 달리 사용하기 너무 쉬운 맞춤형 디자인을 만들어 낸 덕분이다.


하지만 아이리스 로버에서는 이 당연한 과정이 당연하지가 않았다. 내가 디자인할 소프트웨어는 아이리스 로버가 달 표면에 착륙했을 때, 미션 컨트롤에서 로버를 통해 각종 실험을 진행할 미션 크루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달 표면에서 무인로봇을 통해 실험을 진행해 본 사람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 인터뷰 한단 말인가?



아이리스의 임무


아이리스 로버는 2kg 남짓의 신발상자 사이즈의 소형 로버이다. 사륜구동으로 움직이며, 앞뒤에 똑같이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 앞뒤로 양방향 운행이 가능하다. 배터리는 50시간 정도 구동할 정도의 사이즈로 탑재되었다.


아이리스의 임무는 달 표면에서 물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정확히는 달 표면의 흙 (lunar regolith)을 촬영하는 것이다. 달 표면의 사진으로 어떻게 물을 찾는단 말인가?


달 표면을 자세히 보면 과거에 물이 있었던 단서로 추정되는 패턴이 있다. 여기저기 깊게 페인 자국들인데,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1. 페레그린 탐사선이 달표면에 착륙하면서 달 표면에 엔진이 화염을 분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달 표면에 물이 뿌려지게 된다
2. 달에 해가 뜨고 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물이 증발하여 없어지면서 표면에 흔적을 남긴다
3. 이 흔적들을 아이리스 로버가 탐사선 주변을 순회하면서 사진으로 남겨 달 표면에서의 물의 증발과정을 기록한다

아직까지 달 표면에서의 물의 작용에 대한 연구결과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리스 로버의 연구가 더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다.


아이리스 로버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처음부터 제작하려면 이 과학실험 임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첫 단계였다. 그 뒤엔 아이리스의 다양한 팀원들을 인터뷰하며 핵심 기능들을 파악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페레그린 탐사선에 탑재되어 수송 될 아이리스 로버



기존 상식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다

과학실험팀, 엔지니어링 팀과 몇 달간의 인터뷰와 논의 끝에 걸쳐 정해진 핵심 기능 리스트

핵심기능들은 다 파악했지만 어떤 식으로 디자인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필요한 기능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로버에게 명령을 내릴 커맨드 라인 (command line), 로버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지도매핑기능,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열람하는 이미지 갤러리 그리고 로버의 온도, 배터리 잔량들을 확인할 텔레메트리 (telemetry) 데이터 대시보드 등 모니터 한 개에는 모두 담기 어려운 양의 기능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도, 이미지 갤러리 같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할 수도 있는 기능들마저 달에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했다.


예를 들어 처음으로 시작한 기능이 지도 기능이었는데, 난 당연히 네이버/카카오지도와 같이 배경에는 위성사진이 깔리고, 로버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보여 움직여 로버의 위치를 추적하기 쉽도록 접근을 하였다.


하지만 엔지니어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이유를 한두 개씩 설명해 주었는데, 우리가 착륙하는 지점에는 지도배경처럼 쓰일 만큼 고해상도의 달 표면의 위성사진이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달에는 구글지도가 없어. 우리가 지도를 만들어 나가야 해"라는 한마디에 받은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단 하나의 데이터도 없는 그런 장소를 탐험하는 로버에게 지도는 길을 찾기 위한 기능이 아닌,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나가는, 개척해 나가야 하는 기능이었던 것이다.


지도 매핑 기능의 디자인 진화과정


이미지 갤러리 또한 우리 스마트폰 갤러리처럼 단순히 시간, 장소, 날짜별로 사진을 보는 용이 아닌, 지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는 유일한 단서이기 때문에 지도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지도구축에 온 힘을 써야 하는 그런 기능이었다.


사진 앞에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면,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그 바위와의 거리, 바위의 사이즈, 위치를 파악하여 지도에 기록이 되어 지도가 천천히 완성되는, 개척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한 번도 사용해 본 적도, 만들어본 적도 없는 소프트웨어였고 난 더더욱 팀원들과의 인터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디자인팀의 진화


1년이 지나고, 원래 디자인을 담당하던 사수가 학교를 졸업하여 프로젝트를 나가게 됨으로써 내가 디자인 총괄이 되었다. 혼자서는 도무지 끝나지 않을 양의 업무에 나는 좀 더 본격적으로 리크루팅을 하기로 결심했고, 학교 웹사이트, 이메일 등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리크루팅 세션을 진행했다.

리크루팅 세션. 이때 당시에는 아이리스 로버가 아니라 큐브로버였다

생각보다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았고, UX 디자이너만 80명 정도가 지원하는 상황이 벌어져 개별 면접 끝에 12명을 최종선발하여 비로소 본격적인 UX 디자인팀이 구축되었다.


각각 맵, 데이터 대시보드, 이미지 갤러리, UX 인터렉션팀으로 나뉘어 1년간 디자인을 열심히 진행했다.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는데, 통상 UX 디자인을 하면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피드백을 받아 사용성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디자인해 놓은 기능들을 쉽게 테스트할 방법이 없었다. 달 표면에서 실험을 수행하는 유사 환경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린 결국 유니티 물리엔진을 사용하여 가상 달 환경과 로버를 최대한 똑같이 구축한 뒤, 우리 디자인을 그대로 프로토타이핑해 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팀과 함께 가상미션 (virtual mission)을 매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달 표면에서 실험을 진행할 때 필요한 핵심인원들이 매주 모여, 이 유니티 환경을 모니터에 띄워놓고 우리의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 이 방식만이 우리의 인터페이스를 테스트할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와 같은 꾸준한 가상미션을 통해 우리는 전례도 없는 무인 달 탐사 로버 제어 소프트웨어를 아이리스 임무에 맞춤형식으로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


유니티 물리엔진으로 만든 달 표면과 아이리스 로버 모델
가상미션 운영진
우여곡절 끝에 완성 된 아이리스 로버 제어 소프트웨어


주변의 도움과 응원


아이리스 로버는 우주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학생들의 노력이 대부분이었지만, 주변기관들의 도움 없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NASA는 아이리스 로버가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아낌없이 지원해줬고, 카네기멜론대학은 크라우드펀딩과 기부금을 통해 너무 멋있는 미션 컨트롤룸을 지어주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아이리스 로버의 로고 및 미션패치였다.


NASA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우주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지만, 나사 특유의 브랜딩 디자인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NASA의 로고는 아직도 훌륭한 정부기관 로고디자인의 표본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디자인에 진심이기도 하다.


이런 NASA의 최근 브랜딩을 담당한 Oxcart Assembly에서 아이리스 로버가 100% 우주를 향한 학생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라는 것을 듣고 기꺼이 아이리스 로버의 브랜딩을 재능기부로 도와주셨다.

인스타그램 @oxcartassembly

이로써 기계공학팀은 로버를 완성시키고, 소프트웨어팀과 디자인팀은 로버 제어 소프트웨어를, 그리고 Oxcart Assembly와 같은 대단한 디자인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아 아이리스 로버는 남 부럽지 않은 브랜딩까지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4년 1월 8일, 드디어 아이리스 로버는 달을 향해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리스 로버는 한 달 뒤인 2024년 2월 23일에 달 표면에 안착할 예정이다.


2018년 내가 들어가기 전부터 계속 된 아이리스 팀의 도전은 벌써 햇수로만 10년가량 되었다. 오늘 플로리다에서 발사장면을 직접 보면서 다양한 감정이 벅차올랐고, 함께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팀원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고마울 따름이었다.


이 순간만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아이리스 로버 팀원들
평생 잊을 수 없을 장면


무모한 도전의 의미


아이리스 로버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달에는 가장 어려운 달 표면 착륙이라는 거대한 산이 남아있고, 그 뒤에도 성공적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을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하지만 아이리스 로버는 모두가 공통된 열정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한 곳을 바라보며 달려간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귀한 경험이었다.


무엇보다도 이런 소중한 경험을 힘들기는커녕 너무나도 즐겁게 해 준 우리 팀원들에게 큰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모두 각자 인생에서 무모한 도전 한 번쯤은 해봐도 좋지 않을까? 실패해도 괜찮을 것 같다. 도전했다는것 자체의 의미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작가의 이전글 STEM인증, 넘사벽 된 카네기멜론 디자인석사 MDe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