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30분 글쓰기(오늘은 15분 글쓰기)
마음이 급하다. 집주인 선생님(선생님으로 부른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하기도 하고 약국 갔다 돌아오는 아내를 데리러 나가야 하기도 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15분. 따라서 오늘은 15분 글쓰기다. 아침에 글 하나 썼으니 퉁친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건 전세계약과 관련해서다.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갑자기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전세계약을 중개한 곳이다. 순간적으로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부동산이 왜 전화를 하지? 불길한 예감은 부동산 사장님의 목소리에서 현실이 되어갔다. 집주인이 대전으로 이사를 가려 하며, 복층인 1-2층과 3층 모두 세도 놓고, 매매로도 내놨다고 했다. 그리고 나와 아내가 살고 있는 4층을 대전에 가져가기 곤란한 짐을 놓아둘 창고로 쓰려 한단다. 그래서 우리가 나가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사비는 다 준다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처음에는 너무 황당해서 뭐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우리는 선생님과 충분히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일이 돌아갈 줄이야. 원래 선생님이 어제 저녁에 우리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부동산 사장님은 이미 얘기가 된 줄 알고 전화했단다. 아주 미안해하며 죄송하다고 그러셨다. 그리고 집주인이 전화를 주기로 했으며, 직접 얘기를 해보시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친구들과 회사 선배들에게 물으니 법적으로 세입자는 계속 살 권리가 있다고 한다. 다만 관행적으로 집주인의 사정에 따라 이사를 가는 경우가 많고, 이사비에 새로 계약한 곳의 복비를 보장해주는 게 최소한의 거래조건이라는 것도 알았다. 어차피 이사를 갈 계획이 있었다면 이사비+복비를 더 들이지 않고 가는 게 좋은 면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절에, 어디에 가서 전세를 구한단 말인가? 게다가 우리 부부는 지금 살고 있는 집과 주위 환경을 너무나 좋아한다. 북한산 때문에 이곳에 왔는데, 둘레길도 얼마 걸어보지도 못했는데. 북한산 정기 받아 애도 낳아야 하는데... ㅠㅠ
아내를 데리러 갔다 와서 이야기를 하든지, 내일 이야기를 하든지 할 것 같다. 다만 선생님에게 개인적인 사정이 있으리라 짐작한다. 이렇게 갑자기 일을 하실 분은 아니다. 사정을 정확히 파악한 후 선생님과 우리 부부 모두에게 좋은 결론을 내도록 고민해봐야겠다. 연초부터 이게 무슨 일인지 흑흑... 아내를 데리러 갈 시간이다. 내일은 과연 어떤 하루가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