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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이란 결국 ‘분위기’를 전달하는 일

스우파3 모티브 무대에서 본 브랜딩의 본질

by 앤트윤antyoon

말리는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는가

Words by Jeong-Yoon Lee


사람들의 수준은 이미 높을 대로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잘 만든 콘텐츠, 멋진 이미지, 고급스러운 포장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 안에 담긴 다양성, 가치 판단의 기준, 진정성까지 모두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최근 스트릿 우먼 파이터3의 메가크루 미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또 한 번 들었습니다. 예술적 완성도와 대중적(상업적) 가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사람들이 어떤 시선으로 이를 받아들이는지.



브랜드는 왜 브랜딩을 할까?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겠죠. 브랜딩에 대한 철학, 비전, 미션, 콘셉트, 전략 등 수많은 요소가 있지만, 결국 브랜드가 세상에 나오고 존재하는 이유는 비즈니스적인 성공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수많은 비용과 시간, 인력을 투입해서 만들어진 브랜딩도 대부분 비슷한 구조로 움직이다 보니 잘 되는 브랜드도 비슷하게 잘되고, 실패하는 브랜드도 비슷하게 망한다는 점입니다.



브랜딩이란 결국 분위기를 전달하는 일

브랜딩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실제로 어렵다), 결국 본질은 어떤 분위기, 어떤 느낌을 소비자에게 전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걸 잘 보여준 사례가 이번 스우파3 메가 크루 미션에서 모티브(MOTIV)라는 크루가 보여준 무대였습니다. 처음부터 브랜드의 철학, 컬러, 진정성을 모두 보여주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브랜드가 풍기는 느낌만 제대로 전달돼도 사람들은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모티브 말리 크루는 이번 미션을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다양성과 시대정신을 세련되게 풀어냈습니다. 과하게 강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듯 전달했죠. 이게 바로 지금 시대가 원하는 브랜딩의 방향성이 아닐까요?



우리 브랜드는 어떤 분위기를 전하고 싶은가?

멋진 결과물을 보여주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질문입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분위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가? 그걸 명확히 알 때, 어느 부분에 힘을 주고 어느 부분에서 힘을 뺄지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요즘 브랜딩에서 더 중요한 것

과거에는 브랜딩이 시각적인 요소가 전부인 시대가 있었습니다. 로고, 폰트, 컬러, 제품 디자인만 잘해도 브랜드가 완성되는 줄 알았던 시절이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눈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치, 철학, 진정성 같은 것들이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예를 들어 젠틀몬스터는 사람들이 ‘혁신적이다’, ‘실험적이다’라는 키워드로 떠올리죠. 그 브랜드가 어떤 제품을 만들든, 어떤 매장을 열든, 사람들은 그 브랜드만의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국, 브랜딩의 가장 큰 과제는 사람들이 혼란 없이 한 가지 느낌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팀, 모티브 말리

스우파3 크루 중에서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작업하고 싶은 팀을 고르라면 저는 단연 모티브 말리를 선택하겠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멋진 무대를 만드는 걸 넘어, 클라이언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예술적으로, 또 대중적으로 풀어낼 줄 아는 크루입니다. 이번 글로벌 아티스트 퍼포먼스 미션에서도 그들은 예술적 자존감을 지키면서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감각을 보여줬습니다. 메가 크루 미션에서 범접이 보여준 ‘한국적 공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이 “공포영화 한 편 본 것 같다"라고 할 정도로, 완벽하게 분위기를 구현해 냈으니까요.



다시 묻게 됩니다.

나는 어떤 분위기를 전달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을 내릴 때, 비로소 브랜드는 하나의 완성된 메시지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그게 브랜딩의 시작이고, 또 끝입니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월드 오브 스우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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