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평가가 아닌 내 감정의 언어 ‘몽글상담소’

넷플릭스 ‘몽글상담소’와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이 닿아있는 곳

by 앤트윤antyoon

평가보다 빛나는 순수함, ‘몽글상담소’가 가르쳐준 관계의 예의

Words by Jeong-Yoon Lee


평소 실화 바탕의 범죄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곤 합니다.(요즘은 안본지 꽤 되었지만) 인간의 어두운 이면을 파고들다 보면 가끔은 인류애가 바스러지는 듯한 깊은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죠. 그럴 때마다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찾아보던 프로그램이 넷플릭스의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이었습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내 마음이 몽글몽글 몽글상담소>(이하 몽글상담소)를 보며 저는 즉각적으로 그 결을 떠올렸습니다. 제작 의도나 과정을 전혀 모른 채 보기 시작했음에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이 겹쳐졌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무해한 순수함이 다시금 자극되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그들의 순수함 그 자체가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편견의 벽을 허무는 ‘나’의 이야기

방송 이후 긍정과 부정을 떠나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주는 울림이 참 좋습니다. 특히 사람을 대할 때 평가나 편견을 앞세우기보다, 철저히 '본인의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는 모습은 우리가 진정으로 배워야 할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흔히 소개팅 후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전할 때, 상대를 깎아내리며 거절의 명분을 찾곤 합니다. "뚱뚱해서", "피부가 안 좋아서", "키가 작거나 커서"와 같이 외형적인 조건을 나열하며 상대를 평가의 대상으로 전락시키죠. 하지만 <몽글상담소> 속 이들은 명료합니다. 상대를 부정하기보다 "나의 스타일이 아니었다"는 말로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며 관계를 매듭지어 줍니다.


상대를 좋아하지 않을 이유를 굳이 찾아내어 나열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표현인지, 그들의 무해한 화법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가면을 벗어던진 감정의 솔직함

무엇보다 감정에 무척이나 솔직한 모습이 좋았습니다. 소위 '정상적'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가진 가면 증후군처럼 앞뒤가 다른 모습이 아니라, 실제 내가 느꼈던 긴장, 불안, 두려움, 불편함, 그리고 설렘과 같은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모습이 무척이나 신선했습니다.


첫인상에서 이미 자신의 스타일이 아님을 직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만남이 끝날 때까지 상대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도록 정중하게 매너를 지키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명목 아래 타인을 불쾌하거나 불편하게 만들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솔직함이 무례함의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그들은 몸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평가하는 세상 속에서 오로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상대의 존재를 존중하는 법. <몽글상담소>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묵직하고 따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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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보다 빛나는 순수함, ‘몽글상담소’가 가르쳐준 관계의 예의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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